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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할 때 손은 어떻게 둘 것인가?②..
오피니언

[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할 때 손은 어떻게 둘 것인가?②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3/16 13:36 수정 2021.03.16 01:36

↑↑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 양산시민신문

불교와 달리 원불교는 명상 중에 특별한 손 모양-‘수인’(手印) 또는 ‘결인’(結印)이라고 한다-을 할 것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악고’(握固)를 한 뒤 무릎 위에 단정히 올려놓는 자세를 갖추는 경우가 많다. 악고는 엄지를 약지 뿌리에 붙인 다음에 나머지 손가락을 가볍게 쥐는 손 모양이다. 약지는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이 시작되는 곳으로 경혈의 순환을 관장한다. 이 수인은 의식과 기운을 외부로 빠져나가게 하지 않고 단전이나 한 곳에 집중시키는 데 유리하다.

악고의 유래는 노자 ‘도덕경’ 55장의 “(갓난아이의) 뼈는 약하고 근육은 부드러우나 손아귀의 쥐는 힘은 강하다(骨弱筋柔而握固)”라는 구절이다. 어린 아기는 하늘 사람이라 사심(私心)이 없으므로 한 곳으로 기운을 전념(專念)할 수 있다. 이렇게 일경(一境)에 마음을 집중하기 위해 명상을 하는 중에 악고의 수인을 취하게 했다.

송대의 도교 수련서인 ‘운급칠첨’(雲級七籤)에서도 “혼백이 들고나는 문을 통제하는 것을 ‘악고’라 하며 혼백을 편안하게 해준다. 더불어 정기를 확고하게 해주고 눈을 밝게 해준다. 만약 종일토록 악고를 할 수만 있다면 온갖 사기나 독소가 심신에 들지 못한다”는 구절이 보인다. 이 외에도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이나 조선 후기 백과사전인 ‘산림경제’(山林經濟) 섭생편에서도 눈 감고 마음을 그윽하게 앉아(閉目冥心坐) 엄지를 감싸 쥐고 정신을 고요하게 해(握固靜思神) 명상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수렴과 집중을 상징하는 악고의 쥐는 손 모양은 단전이나 의두(화두) 등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는 곳에 유리하다.

이와 달리 양 손바닥 펴는 손 모양을 취할 수도 있다.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게 해 가볍게 무릎 위에 올려 두거나 뒤집어 무릎을 덮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이완이 쉽게 돼 긴장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팔꿈치에 긴장을 풀고 가볍게 둬 어깨가 긴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둘을 혼합한 형태로 한 손은 하늘로 뒤집고 한 손바닥은 아래로 향해 음양의 균형과 화평의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두 손을 나란히 포개서 아랫배에 가볍게 내려놓아 적절한 집중에 적합한 자세를 만들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손 모양을 갖추든지 직접 해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명상을 하는 중에 손 모양을 자주 바꾸는 것은 집중이 흩어지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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