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할 때 손은 어떻게 둘 것인가?①..
오피니언

[슬기로운 명상생활] 명상할 때 손은 어떻게 둘 것인가?①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21/03/09 13:12 수정 2021.03.09 01:12

↑↑ 박대성 원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원불교 교무, 명상ㆍ상담전문가)
ⓒ 양산시민신문

사찰에 가면 법당에 모셔진 많은 불상을 볼 수 있다. 이 불상들의 앉아있는 모습은 모두 동일한데 손이 취하는 모습은 제각기 다양하다. 이러한 손의 모양을 ‘수인’(手印) 또는 ‘무드라’(Mudra)라고 부른다. 명상할 때 손 모양을 어떻게 취할 것인가는 요가와 밀교(密敎) 등에서는 중요하게 다루는데, 다섯 손가락에도 의미를 부여해 엄지는 허공(空), 검지는 바람(風), 중지는 불(火), 약지는 물(水), 소지는 땅(地)을 의미한다.

석가모니불의 경우에는 왼손바닥은 위로해 배꼽 앞에 놓고 오른손가락 끝은 땅을 가리키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주로 하고 있다. 마왕이 석존에게 “그대가 깨달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냐”라고 따지자 대지를 수호하는 지신(地神)이 대신 증명할 것이라고 선언을 하니 땅이 갈라지면서 홀연히 등장한 지신이 이를 인정했다는 설화를 상징한 것이다. 이 외에도 설법할 때 손 모양을 의미하는 ‘전법륜인’(轉法輪印), 모든 두려움도 없애주고 중생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의미로 가장 많은 불상에서 볼 수 있는 ‘시무외인’(施無畏印) 등이 있다. 이 수인은 불상의 신앙적 의미가 담긴 손 모양으로 명상에 직접 쓰이지는 않는다.

반면에 왼손 검지를 세워 오른손으로 감싸 쥐는 법신불(비로자나불)의 수인인 ‘지권인’(智拳印), 손바닥을 포개고 엄지손가락을 서로 맞닿아 달걀을 쥔 듯 둥근 원을 만들어 아랫배에 올려놓고 명상할 때 주로 취하는 ‘선정인’(禪定印)은 각각 진언(眞言, 주문)과 선정(禪定) 수행에서 실제로 쓰이는 손 모양이다.

명상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선정인은 ‘법계정인’(法界定印)이라고 불리는데, 주의할 점은 양손에 힘을 줘서 엄지손가락이 위로 밀려 솟게 되면 호흡이 단전으로 가라앉지 않고 명치끝에 걸리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양쪽 엄지손가락이 서로 살짝 닿을 듯 말 듯 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원불교의 대산 김대거 종사도 “손은 단전 밑에서 포개어 엄지를 마주 대거나 한 손은 단전 밑에 한 손은 무릎 위에 올려놓아 하늘과 땅을 향하는 것이 음양이 골라 맞느니라(대산종사법어 적공편 20장)”고 설명하고 있다.

그밖에도 극락세계의 주불(主佛)인 아미타불의 인도로 중생들이 극락에 태어나게 하는 아홉 가지 방법과 관련된 손 모양을 ‘아미타구품인’(阿彌陀九品印)이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상품(上品)의 세 가지는 명상 수행을 할 때, 중품(中品)의 세 가지는 설법 중에, 하품(下品)의 세 가지는 중생을 극락으로 맞이할 때 취하는 수인이다.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