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곳에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ㅡ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활자에서 점차 멀어지는 학생들을 기다리던 도서관이 학교 중앙의 현관으로 마중을 나왔다.
개운중학교(교장 오수정)는 7일 전통적인 손님맞이 공간인 중앙현관을 휴게 및 독서를 위한 이른바 ‘북카페’로 재단장하고, 이날부터 학생들에게 개방했다고 밝혔다.
개운중학교는 이 공간을 ‘마중나온 도서관’으로 이름 짓고 학생과 교사, 그리고 방문객이 여유롭게 쉬면서 독서와 대화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관의 한쪽 벽면에는 서가가 놓이지만, 다른 공간에는 탁자와 테이블, 부스 등이 군데군데 놓여 휴게 공간의 느낌을 물씬 자아내고 있다.
이곳에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 넓은 벽면에도 서가가 마련되었지만, 모두 책으로 채우기보다 여백을 충분히 두면서 도서관으로 연결되는 통로 역할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
김순남 교감은 ”오지 않는 이를 기다리며 현관으로 도서관이 옮겨 앉았다“면서 ”도서관의 책이 통로를 밝힌 갓등 옆에 비스듬히 서서 누군가를 맞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 아이들이 친구들과 앉아 책을 보지 않고 재잘거려도 좋고, 그냥 엎드려 있어도 좋다“면서도 ”서서히 책에 묻는 아이들의 손때가 짙어지면, 언젠가 빌려줄 책이 모자란다는 아우성이 들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내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