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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고물가 시대에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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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에 살아남기

홈페이지 담당자 기자 119@dkbsoft.com 입력 2024/05/07 09:41 수정 2024.05.07 09:41

송영조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
통계청이 5월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전월 대비 변동이 없고,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고 한다. 품목별로 보면 전월 대비 전기ㆍ가스ㆍ수도는 변동이 없고, 공업제품ㆍ서비스는 상승했으며, 농축수산물이 하락했다고 한다. 지출 목적별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에 가장 압도적으로 기여한 것은 식료품과 비주류음료이고, 음식과 숙박 요금이 다음을 차지한다.

농ㆍ축ㆍ수산물 중에서도 특히 사과와 배는 전년 동월 대비 80.8%, 102.9%나 올라 물가 상승 주요 원인이 됐고, 토마토 또한 39.0%나 올랐다. 이를 두고 흔히 ‘금사과’, ‘금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곤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가 궁금한 것은 왜 굳이 비싼 사과와 배를 고집해야 하느냐다. 사과와 배 가격이 비싼 것은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공급이 많이 감소한 탓이라고 한다. 지난해 3월 이상 고온으로 꽃눈이 일찍 개화한 상태에서 4월 말 서리 등 저온 피해가 발생해 수확량이 많이 감소했다고 한다. 공급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수요가 여전하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이 그런 상황으로 보인다. 올해의 경우 국산 과일 작황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사과와 배 가격은 안정될 것 같다. 그렇지만 제철 과일이 출하되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에 그때까진 여전히 가격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필자는 우스갯소리로 사과와 배가 비싸면 다른 걸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친구들에게 말하곤 한다. 실제, 망고와 바나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4.6%, 9.2% 하락해 국산 과일에 비해 많이 싸다. 망고와 바나나가 사과와 배의 대체제가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필자는 요즘 바나나를 매우 자주 먹는다. 시장에 가보면 가장 싼 과일이 바나나고, 굳이 사과를 고집하지 않기 때문이다.

농ㆍ축산물 외에도 품목별로 보면 전기ㆍ가스ㆍ수도 요금도 전년 동월 대비 4.9%나 올랐는데, 그중 난방비가 가장 높고 다음이 도시가스, 전기료다. 이는 중동 정세가 불안해 국제 유가와 LNG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했기 때문인데, 이 문제 역시 단기간에 안정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 끝에 필자는 얼마 전 방바닥에 깔 토퍼를 구입했다. 이게 합리적 선택이었는지 좀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그 덕에 밤에도 보일러를 가동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이런 고민을 필자만 하고 있을까? 물가가 오르면서 상당수 가게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것이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 폭은 1%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3%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잘 관리할 것이라 믿지만, 그럼에도 조만간 그런 시절이 다시 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부 못지않게 개인 역시 합리적 선택을 통해 고물가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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