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조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 |
우선, 교복 착용에 따른 부담이 매우 크지만 쓸모가 없다. 교복을 처음 구입할 때만 교육청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아이가 크면 다시 구입해야 하는데, 필자가 대학에서 강의를 위해 입는 옷보다 더 비싸다. 필자가 입는 옷은 정장 형태일지라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몇 년이 지난 옷은 할인율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굳이 신상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좋은 옷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이가 입는 교복은 선택지가 없다. 그렇다 보니 매우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비싸게 구입한 교복을 아이가 싫어하기 때문에 등교할 때를 제외하면 쓸모가 없다는 점이다. 교복이 정장 형태이기 때문에 움직이기 어려워 생활에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필자 아이만 하더라도 학교에 가면 바로 체육복으로 갈아입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교복 착용은 사회적 낭비에 해당한다.
학생 간 위화감과 생활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아이들이 학교에서만 생활한다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전제하고 있다. 학교 외부에선 어차피 교복을 입지 않기 때문에 경제력 차이가 드러날 수밖에 없으며, 경제력 차이가 교복에서만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휴대전화ㆍ신발ㆍ가방ㆍ학용품 등 교복 외에도 경제력 차이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이 많이 있다.
이런 이유로 경제력 차이에 둔감해지는 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며, 그렇게 사는 것이 옳은 길이기도 하다. 백번 양보해서 그럼에도 굳이 학생 간 위화감과 생활지도 문제가 우려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얼마든지 있다. 체육복이나 생활복으로 대체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굳이 교복 착용을 강제하는 학교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는 교복 수명이 다했다고 본다. 이제는 교복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많은 학생이 교복 대신 체육복을 입는 현실을 고려하면, 체육복만 있으면 사복을 입는 것이 야기할 수 있는 부작용을 모두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생활복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 선생님, 학생, 학부모 등 이해당사자 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교복 착용을 둘러싼 문제점을 개선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