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조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 |
반도체 수급난이 해결된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자동차그룹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필자 견해가 합리적임을 뒷받침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365만7천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0.9%가 증가해 글로벌 3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세계 자동차 메이커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시장에서 선전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10.3%보다 0.3%P 오른 10.6%를 차지하고 있다. 도요타, 포드, 스텔란티스가 모두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이는 두드러진 성과라고 볼 수 있는데, 인플레이션 감축법 실시가 불러온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11.4%P나 증가한 것은 특히 놀라운 결과에 해당한다(뉴데일리경제, 2023.07.30.).
현대자동차그룹의 약진은 질적 측면에서도 나타나는데, 친환경ㆍ고부가차량 판매가 늘면서 2분기 글로벌 판매에서 SUV와 제네시스 같은 고수익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58.7%에 이르고 있다(서울경제, 2023.07.27.). 그 덕택에 영업이익률이 무려 11.2%에 이르는데, 이는 글로벌 메이커 기준 1위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의 13%보다 못하지만, 2위 BMW그룹 11.3%(전망치)와 거의 차이가 없으며, 4위 도요타 10.6%보다 높을 정도로 대단한 성과에 해당한다(매일경제, 2023.08.11).
그런데 현대자동차그룹의 역대급 실적과 대조적으로 필자는 자동차부품산업이 호황이라는 말보다는 위축되고 있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 자동차 판매가 잘되면 관련 부품산업 실적도 좋아지는 게 상식이지만, 필자는 오히려 자동차부품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듣는다. 이에 대해 현지 부품 조달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실제 올해 1~7월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P 줄었다고 한다. 현지 부품 조달이 늘면서 국내 부품사 수출이 줄었다는 것이다(전자신문, 2023.09.12.).
이런 측면도 있겠지만 필자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환이 더 근본적인 이유라고 본다. 다시 말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전환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엔진, 구동ㆍ전달, 전장과 같은 전환 대상이 되는 자동차부품업계의 어려움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본다. 전기자동차로 100% 전환 시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총 3만여개 부품 중 약 37%가 사라질 것으로 보이는데, 예상보다 빨리 전기자동차 보급이 증가하면서 관련 부품 업계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상당히 많은 자동차부품업체가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상당수 자동차부품업계의 운명이 엇갈리는 전환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