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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가사 및 돌봄에 대한 불평등을 반성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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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및 돌봄에 대한 불평등을 반성하며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3/09/07 10:19 수정 2023.09.07 10:19

송영조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전임연구원
2021년 OECD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금노동자 노동시간은 1천915시간으로, 5번째로 길다. 2008년 노동시간이 2천228시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감소했지만, OECD 평균이 1천716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필자는 그동안 노동시간 연구에서 주변부에 있던 공무원 노동시간과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참여했었는데, 분석 결과가 매우 흥미롭고, 시사점이 있다고 판단해 소개하고자 한다.

부산노동권익센터는 2022년 11월 구글을 이용해 ‘부산지역 공무원 노동시간 및 실태 설문조사’를 수행했는데, 부산지역 시ㆍ구ㆍ군, 본청 등 6개 근무처와 15개 부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주별 노동시간과 노동시간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질문이 포함된 설문조사를 해, 총 1천76개 표본을 획득했다. 이 조사에서 초과 노동은 주 40시간을 초과한 노동시간으로 정의했고, 일상생활을 나타내는 변수는 가정 분위기와 관련된 4개 변수, 가사와 문화 할애 시간과 관련된 2개 변수 등으로 했다.

여기서 필자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일근직에 한정해 일상생활과 관련된 질문에 모두 응답한 879개 표본에 대한 분석 결과다. 기초 통계를 보면 남성의 초과 노동시간이 여성에 비해 평균 2.8시간 긴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의 초과 노동시간이 더 길다는 것은 성별(남ㆍ여), 맞벌이 여부, 자녀 수, 결혼 여부, 근속, 근무처, 근무부서를 통제변수로 사용한 계량분석에서도 강건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업무가 야기하는 부정적 영향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개 변수(가족에게 화를 냄, 일과 이후 업무 생각 지속, 번아웃 퇴근, 일ㆍ가정 양립의 어려움)에 끼치는 영향 모두에서 강건하게 나타났다. 그 이유를 가사와 문화 할애 시간과 관련된 2개 변수(가사 또는 돌봄 할애 시간, 자기계발 또는 문화 할애 시간)에 끼치는 결과를 통해 추론할 수 있었는데, 가사와 돌봄 할애 시간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더 작고, 자기계발 또는 문화 할애 시간은 남성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가사 또는 돌봄에 대한 부담이 여성에게 더 많이 전가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결과가 흥미롭다고 판단해 외벌이와 맞벌이로 나눠 가사와 돌봄 할애 시간에 대해 추가 분석을 해봤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외벌이의 경우 남녀 간 차이가 없었다. 이는 분석 대상 여성의 경우 96%가 자녀가 없었지만, 남성은 69%만 자녀가 없었기 때문으로 추론됐는데, 자녀가 있는 남성 비중이 더 높았지만, 가사 또는 돌봄 할애 시간은 여성과 비교해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맞벌이의 경우 남성이 여성에 비해 가사 또는 돌봄 할애 시간이 강건하게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사 또는 돌봄에 대한 부담이 여성에게 더 많이 전가되고 있다는 해석을 지지하는 결과에 해당한다.

이 결과가 부산지역 공무원에 한정된 것일까?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사회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 일반으로 확대하더라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필자 또래 주변 남성 연구자들은 이를 일반화해도 무리가 없을 거라고 다들 말했다. 경험적으로 볼 때, 상식과 일치하는 것 같다고 다들 동의했다. 안타깝지만 이런 문화가 여전히 지배적인 것 또한 출생율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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