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형철 전 양산 하북초 교장 (사)미래인재교육연구소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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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닥친 사건이나 사고는 인간에게 배움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무분별한 자연생태계 파괴는 인간의 지나친 욕망에 성찰의 기회를 제공했다. 더 풍요롭고 더 안락하고 더 편리한 생활을 갈구한 인간들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삶의 양식과 생활 습관을 친환경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이 지구별 위에서 인류의 삶도 끝날 것을 경고한 사건이다.
교육 부분에서 영향은 상상 이상이다. 유네스코 집계로는 188개국 학교가 문을 닫아 15억4천만명의 학생이 등교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 시대에 접어들었다. 일본을 제외한 미국(일부 주), 프랑스, 중국, 싱가포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휴교를 선포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망이 충실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휴대용기기 보급이 충분하거나 확보가 손쉬운 여러 나라가 이미 기약할 수 없는 개교에 앞서 온라인 수업을 적극 도입했다. 한국은 4월 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고, 고 1~2학년과 중 1~2학년, 초 4~6학년은 16일 마지막으로 초 1~3학년은 20일 순차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유치원은 무기한 휴업이다. 코로나 사태의 의미 있는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마냥 기다릴 수만 없는 데 따른 조치라고 본다. 그러나 전면 온라인 개강은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변화다. 일찍이 이런 경험이 없었고 학교별 지역별 온라인 수업 인프라가 천차만별인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온라인 수업 방식이 IT 역량에 대한 과도한 믿음을 바탕으로 진행돼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서버 증설 등 대비는 했지만, 교실 수업을 그대로 온라인 수업으로 옮기려고 한 건 과욕이었다. 100% 동영상 강의를 고집할 게 아니라 과제나 게임 방식 등 기존에 개발된 교육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도 같이 고민했어야 했다.
학교와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모두 혼란스럽다. 인터넷망이나 기기 등 하드웨어 불균형은 선결 과제다. 영상을 통한 교육이 대면 교육과 어떻게 달라야 할지, 학생들의 수업 집중을 위해 어떤 방법을 강구해야 할지 학교의 고민도 적지 않다.
맞벌이 세대, 다자녀가구 등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온라인 활용 교육이 우리보다 앞선 노르웨이나 이미 1월 말부터 온라인 수업 중인 홍콩 사례를 보면 제대로 체제만 갖춰지면 온라인 교육의 구조적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IT 강국인 한국은 온라인 학습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 제2의 코로나 사태와 유사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향후 교육이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해졌다. 학교가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무엇인지를 학생들과 함께 끊임없이 탐구하고 토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