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의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l 시 감상
↑↑ 이신남 시인 양산문인협회 회원 | ||
ⓒ 양산시민신문 |
마을 앞에 동산을 보고 화단의 잎들을 보면서 감각으로 표현한다면 촉각이 제일 알맞을 것 같다. 나뭇가지를 간질거리며 가지에서 부드럽게 톡톡 싹을 틔우는 잎들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과도 같아서 각 연마다 봄의 계절을 고양이를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예리하게 표현했다. 털과 눈 그리고 입술과 수염을 향기와 불길 졸음과 생기로 독특하게 비유해 가며 자신의 감정을 써 내려간 한 편의 시.
코로나로 인해 봄 향기조차 느낄 수 없을 만큼인 시점에서 봄이 가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며 마스크의 침묵에서 벗어나 푸른 봄의 생기를 하루빨리 되찾고 자유롭게 다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