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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조금만 더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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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힘을…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20/03/31 09:07 수정 2020.03.31 09:07

 
↑↑ 홍성현
편집국장
ⓒ 양산시민신문  
가끔 오랜 친구를 만나 추억을 안주 삼아 삶의 고단함을 이야기하고, 아이 손을 잡고 봄꽃이 활짝 핀 공원을 거닐고, 주말이면 시내를 벗어나 나들이를 다녀오고, 매달 조금씩 모아온 돈으로 가끔 가족여행을 떠났던,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던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느껴지는 요즘이다. 벌써 두 달 가까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다 보니 방역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당국과 의료진은 물론 일반 국민의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세균 본부장(국무총리)은 지난 21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해 일상생활과 방역 조치가 조화될 수 있는 ‘생활 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앞으로 15일간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에 전 국민의 동참을 호소했다. 단기간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해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막고, 우리 보건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확진자 발생을 억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대본은 국민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모임이나 외식, 행사, 여행을 가능하면 연기 또는 취소하고, 생필품 구매나 의료기관 방문, 출ㆍ퇴근이 아니면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직장인은 ‘퇴근하면 집으로, 아프면 집에 있기’ 등 직장 내 행동지침을 준수하고, 사업주는 재택근무나 유연근무, 출ㆍ퇴근 시간 조정으로 밀집된 환경을 피하고, ‘아프면 집에 있기, 아파하면 집에 보내기’ 가능한 근로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는 전염병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개인 간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자는 캠페인이다. 지난 2월 말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교수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피해와 유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회적 거리 두기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대응’을 위한 지침을 통해 10가지 준수 사항을 제시했는데, 공공보건 조치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가장 먼저 명시했다.

MBC 단독보도에 따르면 정부의 범부처 감염병사업단에 참여한 건국대 수학과 정은옥 교수팀은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포함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사회적 접촉량을 100분의 1로 줄였다고 가정하면 국내에서는 4월 23일, 9천400명 수준에서 코로나19 증가세가 멈춘다고 예측했다. 지금과 같은 강도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계속할 경우 4월 말 정도에는 더 이상 상황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회적 접촉자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면 1만3천명까지 늘어난 뒤 6월 15일 증가세가 멈추고, 접촉자를 3명으로 늘리면 9월 23일까지 늦춰지고, 확진자 수도 최대 2만2천명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나 서울 구로구 콜센터와 같은 집단 발병이 발생하거나 해외 감염자 국내 유입, 4월 6일로 예정된 개학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다소 느슨해지는 등 변수가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각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 준수를 강도 높게 진행한 덕분에 환자 감소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졌다며 지난 3주간 사회 전체가 노력한 효과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한때 세계 2위 코로나19 감염국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동안 소위 선진국이라고 자부했던 국가들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눈부신 성장을 했는지, 우리 국민이 얼마나 위대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시민의식이 얼마나 성숙한지를 새삼스럽게 깨닫고 있다. 세계적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우리는 가장 먼저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서로 격려하며 조금만 더 힘을 내자. 끝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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