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도
새벽녘 새파란 바람이
↑↑ 김광도 시인 이팝시 동인 2010년 ‘열린시학’ 가을호 신인상으로 등단 ⓒ 양산시민신문 |
잠겨 있는 방문 열고 들어섰을 때
비로소 겨드랑이에 펼쳐진 날개를 접었다
낮과 밤의 조화를 잊고 살아온 시간과
할 수 있다는 희망 고문으로 하늘을 가린 시간과
돌담 사이 피어 있던 아기 민들레에 눈 마추지 못한 시간과
솔밭 깊숙이 직선으로 달려오던 햇살을 안아주지 못한 시간과
오랫동안 병석에 홀로 누웠던 어머니를 보낸 시간이
문이 활짝 열리고서야
세상 거부한 것들로부터 나를 접을 수 있었다
새파란 바람이 방 깊숙이 들어와 좌정을 하고
따뜻한 보이차 한 잔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