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에 앞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이 저출산 문제 해결의 작은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부터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공공산후조리원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우리 지역에 맞는 형태와 규모는 어떤지, 최적의 운영 방안에 대해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현재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하는 지자체 사례를 통해 공공산후조리원 필요성을 진단하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이 될지 방향을 짚어본다.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 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글 싣는 순서>
① 공공산후조리원, 저출산 문제 해결 ‘열쇠’ 되나
② 최초ㆍ최다 공공산후조리원 갖춘 송파구 탐방
③ 군지역 최초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홍성군 특징
④ 해남, 전국 유일 민간위탁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⑤ 도의회 조례로 공공산후조리원 설립한 서귀포
⑥ 양산지역 맞춤형 산후조리원 모델과 운영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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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산모건강을 전문으로 돌보는 전국 최초 시설이다. 대한민국 1호 공공산후조리원이면서 단순히 출산 후 산후조리가 아닌 출산 전 여성에서부터 출산 이후 아이를 맡아 키울 아빠와 조부모에 대한 교육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곳이다.
이런 역할은 가임기 여성의 건강에 대한 전반적 관리로 출산 정책에 있어 공공부문 역할을 새롭게 정립한다는 목표로 설립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명칭부터 공공산후조리원이 아닌, 산모건강증진센터로 했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이하 센터)에는 ‘임산부 천국’, ‘여성건강특별구’라는 박춘희 송파구청장의 강한 정책 의지를 담았다. 박 구청장은 여성건강관리에 있어 송파구가 다른 지자체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출산 정책에 있어 공공부문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의도다.
송파구는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항목으로 신뢰성과 안정성, 전문성 그리고 선도성을 손꼽았다. 송파구는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타 기관 위탁이 아닌 송파구보건소를 통해 센터를 직접 관리ㆍ운영하는 형식을 취했다. 의사 출신 보건소장을 통해 전문성도 확보했다.
↑↑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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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는 최초 계획 단계에서부터 임신과 출산, 보육까지 담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이를 위해 전체면적 2천896㎡에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별도 건물을 세웠다. 건물 내부에 산후조리 시설 이외 다양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센터는 2012년 8월 문을 열었다. 운영 예산은 지난해 기준 16억9천만원이다. 수입은 13억1천여만원으로 아직은 적자다.
시설 이용은 송파구민에게 우선권을 준다. 다른 지역 주민은 산후조리실이 비어있는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금액은 2주 사용 기준 190만원 정도로 서울지역 민간산후조리원보다 저렴한 편이다. 저렴한 비용 때문에 민간산후조리원도 비용을 낮추도록 하는 기능까지 있다는 게 김인국 송파구 보건소장 설명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셋째 아이 이상 출산자에게는 이용료를 30% 감면해 준다. 1~3급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저소득 한부모가족, 결혼이민자 가운데 전국 가구평균소득 50% 이하인 경우에도 20%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직은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투입 예산 대비 충분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송파구는 센터의 공적 기능을 고려한다면 적자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센터는 이미 성공 사례로 손꼽혀 국내 지자체는 물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 대상으로 찾아오고 있다.
시설 관리 부분도 철저하다. 산후조리원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감염’ 문제다. 센터에서는 감염예방을 위해 법정인력 두 배를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 운영 적자 상당 부분이 이런 인건비 때문이다.
센터 건립 초기 단계에서는 민간산후조리원으로부터 상당한 압박이 있었다고 한다. 송파구측에 따르면 이를 극복하는 데는 박 구청장 의지가 중요했다. ‘건강한 가정, 건강한 여성을 만들겠다’는 박 구청장 신념이 센터 건립 중심축 역할을 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그만큼 자치단체장 의지에 따라 성격과 성패가 좌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단체장 의지와 시민 호응이 중심축
센터 성공에는 구청장 의지와 함께 이용 주민의 적극적인 호응도 한몫했다. 먼저 센터를 이용한 산모와 가족들이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고, 자체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송파구 내 각종 민간 산후조리시설을 돌아다니며 장ㆍ단점을 조사하고, 이를 센터에 알린다. 물론 그들 스스로 하는 일이다. 김인국 보건소장은 이런 이용자들의 높은 만족도가 결국 센터를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철저한 조사와 충분한 고민을 바탕으로 센터를 설립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문 의료 인력을 충분히 배치했다. 전문성은 곧 고객 신뢰를 낳고, 부족하지 않은 인원은 각종 사고를 미리 차단할 수 있다. 산모가 아닌 아빠와 조부모 등 실제 육아를 나누게 될 사람들에 대한 교육 역시 높은 만족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정리하자면 송파구는 공공산후조리원이 실제 시민에게 필요한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목적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임신 중이든 출산 후든 가임기 여성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단순 몸조리 차원을 넘어 출산과 육아 문제까지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있다.
결국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임신 여부를 떠나 모든 여성, 나아가서는 출산ㆍ육아 관련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센터가 돼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장정욱 기자 cju@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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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이모저모
산후조리실은 물론 건강관리실, 어린이집까지…
필요한 건 다 있다
송파 산모건강증진센터는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산모건강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한 건물에 마련돼 있다.
지하 2층은 요리 교실과 교육실, 지하 1층은 맞춤형 운동클리닉 교실과 대사증후군 전문관리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지상 1층은 어린이집이 있으며 어린이집은 교사실과 놀이방, 보육실, 주방 등을 갖추고 있다. 2층에는 산모 건강관리실과 초음파실, 채혈실, 수유방,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이 있다. 3층부터 5층까지 산후조리원을 총 27실 규모로 갖춘 상태다. 신생아실과 수유방, 간호사실, 황토방, 좌욕실, 피부관리실, 식당, 정원 등 산후조리에 필요한 대부분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에서는 ‘맘스클리닉’이란 이름으로 임산부 건강상담을 하고 있다. 임신 주차에 맞춰 기초 검사와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초음파 검사와 산부인과 전문의 진료도 받을 수 있다.
산모를 위한 건강증진 강좌는 산전관리, 산후조리 및 신생아 관리, 육아 교실 등 3단계에 걸쳐 모두 21개 강좌를 들을 수 있다. 모유수유부터 고위험 임신부 건강관리, 산후 우울증, 모유 수유 교육, 산후 마사지, 미숙아 가정 건강관리교실 등 단계별로 다양한 강좌가 준비돼 있다.
특히 산모만을 위한 강좌가 아닌 아빠와 조부모를 위한 산전 산후 교실이 있어 실제 함께 육아할 가족을 위한 교육이 있어 유용하다.
맞춤형 운동클리닉을 통해 근력과 심폐지구력 등 기초체력을 측정, 대상자 체력에 맞는 운동을 처방하고 있다. 집단운동에서는 산모와 1:1 맞춤 지도를 받을 수 있고, 특히 임신예정 여성을 위한 체력증진 프로그램과 중년 여성을 위한 근력운동 교실 등도 있어 산모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 건강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에 관한 관리도 이뤄진다. 지하 1층에서 검진과 그 결과에 따른 맞춤형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혈압ㆍ혈당이상, 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과 같은 생활습관병 위험인자를 함께 가지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사증후군인 경우 심근경색과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암 등 여러 질환 위험이 높아 사전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좋다.
센터 이용요금은 2주 이용 시 190만원 수준이다. 일반 서울지역 민간 산후조리원이 최소 200만원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 휴게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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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후조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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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유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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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아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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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관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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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상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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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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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kdb15@y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