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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박상진, 오페라와 호수공원으로 살아 숨 쉬다..
기획/특집

박상진, 오페라와 호수공원으로 살아 숨 쉬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6/21 10:26 수정 2016.06.21 10:26
■ 양산지역 역사 인물 선양 사업 본격화… 다른 지역은?
울산시, 박상진 의사 생가를 중심으로 호수공원 등 역사공원 조성
박 의사 독립운동과 삶을 창작 오페라로 꾸며 후손에게 알리기도

살아 있는 모든 것에는 뿌리가 있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던 우리는 그 뿌리를 무시하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현실이 안정적이기 위해, 또 더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뿌리가 튼튼해야 하고 뿌리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이 나라의 뿌리, 선열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부끄러운 현실을 지금이라도 바로잡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 출신 역사 인물에 대한 선양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양산에서도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인 우산 윤현진 선생에 대한 선양사업 필요성이 제기됐고 양산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가 출범하며 본격적인 선양사업에 나섰다. 이번 기획보도에서는 지역 인물 선양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 사례를 통해 앞으로 양산 역사인물 선양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양산, 위대한 역사를 기억하다
<글 싣는 순서>



① 오페라와 호수공원으로 시민 곁에 살아숨쉬는 울산 대표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기념사업
② 항일역사공원으로 연병호 선생 기개 알린다 충북 증평군 ‘연병호’ 선생 기념사업
③ 시민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함석헌 선생 기리는 서울 도봉구 ‘함석헌’ 선생 기념사업
④ 양산의 위대한 역사ㆍ인물 어떻게 시민에게 알릴 것인가?

















↑↑ 울산 북구 송정동에 있는 박상진 호수공원 내 박상진 의사 동상.
ⓒ 양산시민신문




경주 방향 국도7호선을 타고 들어가면 울산 북구 송정동으로 진입할 수 있다. 도로 한켠에 고헌 박상진 의사 생가를 알리는 팻말이 보이고 좁은 길로 진입하면 왜소하지만 기품 있는 박상진 의사 생가가 나타난다.


1997년 10월 9일 울산광역시문화재자료 제5호로 지정된 박 의사 생가는 조선 후기 상류계층의 가옥 양식으로 전체 4동으로 이뤄진 목조기와집이다. 생가는 그의 순국 후 다른 사람 손에 넘어갔으나 2002년 울산시는 울산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인 박 의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인 만큼, 후손에게 보존해 그의 정신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매입했다. 2005년부터 생가 복원 사업을 시작해 총 13억원을 투입해 2007년 생가를 복원했다.

















↑↑ 울산시는 지난 2007년 박상진 의사 생가를 복원했다.
ⓒ 양산시민신문



복원 사업을 하면서 생가 내 곳간채에 박 의사 전시관을 구성했다. 개관 당시 글과 사진, 영상 자료 위주로 전시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 전시물이 관람객 시선을 끌지 못한다고 판단해 울산시는 지난 3월부터 전시관 재개편에 나섰다.



전시관 면적이 29.08㎡로 좁은 편이지만,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박 의사의 성장과 사상을 보여주는 ‘불씨를 피우다’ 존, 우리나라와 만주 곳곳을 누비며 독립운동가를 만났던 그의 삶을 보여주는 ‘의로운 횃불이 되다’ 존, 박 의사 독립운동 과정을 그린 ‘독립의 불을 밝히다’ 존으로 구성해 이달 중 재정비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 울산시는 박상진 의사 생가 복원과 함께 생가 내 곳간채에 박 의사 전시실을 구성했다.
ⓒ 양산시민신문



‘박상진 호수공원’ 시민 쉼터이자 교육장소

생가를 나와 시골길을 따라 걸으면 호수공원이 나온다. 송정 저수지를 따라 수변 전체를 둘러볼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어 총 2.8km의 순환테크로 조성돼 있다.


박상진 호수공원은 생가가 포함된 송정택지개발지구 사업을 맡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 내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진행하면서 만들어졌다. 생가와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전통 역사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 울산 북구 송정동에 있는 박상진 호수공원 모습.
ⓒ 양산시민신문



호수공원에는 박 의사 동상이 앉아있는 벤치에서 나란히 앉아 사진을 찍거나 쉴 수 있는 광장부터 박 의사의 활약상을 담은 15개 벽화가 그려진 ‘박상진 의사의 길’이 있다. 박상진 의사가 김좌진 장군에게 보낸 ‘전별시’와 ‘옥중 절명시’가 새겨진 비석도 찾아볼 수 있다.


LH는 생가와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공원을 2017년 1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2018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역사공원은 박 의사를 포함한 울산 출신 독립운동가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울산시는 역사공원이 완공되면 이곳을 역사관광과 교육의 장으로 특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작 오페라로 박상진 의사 전국에 알려
















↑↑ 박상진 의사를 주제로 한 오페라 한 장면.
ⓒ 양산시민신문



울산시가 추진하는 박 의사 추모 사업 중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것이 바로 ‘창작 오페라 박상진’이다. 지난 2008년 울산MBC가 주최하고 울산시 후원으로 초연한 오페라는 박 의사 정신을 통해 올바른 역사관과 울산시민의 애향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초연 후 지속적인 내용 수정ㆍ보완으로 완성도를 높였으며 2011년 대구 국제오페라축제 초청 공연, 2014년 중국 장춘 해외공연, 2015년 광복 70주년 기념 서울국립극장 초청 공연 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울산시는 “창작 오페라를 통해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박 의사가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큰 획을 그은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라는 점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했다”며 “이외에도 박상진 추모 글짓기대회, 박상진 의사 추모식, 박상진 의사와 대한광복회에 대한 학술회의 등으로 박 의사의 정신을 후손에게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minheek@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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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부귀영화 버리고 나라 택한 독립운동가



대한광복회 총사령으로 친일파 처단















ⓒ 양산시민신문
고헌 박상진 의사는 1884년 울산시 북구 송정동 밀양박씨,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영남에서 명망 있는 유학자로 의병 운동을 일으켰다가 사형당한 허위 문하에서 수학했고, 1910년 양정의숙(1905년 설립된 사립 법학전문학교)을 졸업하면서 신학문을 익혔다.


그는 졸업 후 판사 시험에 합격했지만 판사 임용을 거절했다. 한국에서 첫 번째로 실시한 판사시험에 합격한 인재였으나 박 의사는 판사라는 직무보다는 무장독립운동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더 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1911년 만주 지역 망명자들을 만나러 갔다.


만주에서 귀국한 뒤에는 해외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대구에 상덕태상회(尙德泰商會)를 설립했고, 1915년에는 비밀 결사 조선국권회복단을 조직해 활동했다. 이후 구 의병 운동가 중심의 풍기광복단과 연합해 대한광복회가 됐다. 박 의사는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맡았다. 힘을 바탕으로 한 독립운동을 추진한 대한광복회에서 박 의사는 독립운동 자금을 모집하던 중 협조하지 않는 칠곡의 부호 장승원 등을 비롯해 친일파를 처단하기도 했다.


박 의사는 1917년 12월 대한광복회 조직이 발각됨에 따라 1918년 체포돼 1919년 사형을 선고받아 1921년 순국했다. 이후 박 의사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됐다.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 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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