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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의 가야국명은 ‘삽라(歃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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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의 가야국명은 ‘삽라(歃羅)’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16/06/14 10:25 수정 2016.06.14 10:25













 
↑↑ 조수현
(재)한반도문화재연구원 원장
ⓒ 양산시민신문 
양산이 역사시대로 접어들어 처음부터 신라문화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왜 이토록 ‘삽량’이라는 명칭을 강조하면서 신라문화에 지역의 뿌리를 두는 것일까?


지역 대표축제인 삽량문화축전 내용은 신라문화 일색이며, 지역 뿌리를 엿볼 수 있는 선사문화나 가야문화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하물며 ‘삽량주시대’ 또는 ‘삽량가야’라는 용어가 등장해 지역사의 혼란을 야기한다.
그 원인은 양산지역 고고학적 조사 부족과 고대 국명과 관련된 문헌기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자들은 양산은 옛 가야지역이며, 양산에도 가야국이 존재했다고 본다. 이를 증명하듯 3~4세기대 가야토기, 5~6세기대 가야 고분군 입지형태나 외형요소, 4대강 사업에서 확인된 가야제사유적인 가야진사 등 고고학적 증거도 있다.


또한 고대 국명은 보이지 않지만 중국 한나라 기록인 「삼국지위서동이전」 ‘변진한조기사’, 「삼국사기」, 「삼국유사」 기록에서 보이는 ‘황산진전투관련기사’, ‘포상팔국전쟁관련기사’, ‘광개토대왕남정관련기사’ 등 가야 관련 기록도 있다. 이 기록으로 봐 적어도 4세기대까지 양산은 신라에 병합되지 않은 독자적인 가야국으로서 존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경주에 위치한 진한의 일국(一國)인 사로국(신라)이 내물왕대부터 강성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변 여러 변진한 소국을 병합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신라는 서쪽으로 경산(압독국)을, 남쪽으로 울산(우시산국)을 제일 먼저 병합했을 것이다.



그다음 양산을 병합하고, 지금의 황산진(물금)에서 김해 금관가야(남가라국)와 전쟁을 해 김해를 복속시킨다. 가야를 정복하기 위한 진출로가 바로 양산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양산의 가야국은 주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주의 사로국(신라)에 병합된 뼈아픈 역사를 남기고 있다.


그렇다면 양산의 가야국명은 무엇일까?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삽량성’, ‘삽량촌’, 박제상과 관련된 기록을 통해 보면 양산은 지금까지 줄곧 ‘삽량’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경산에 위치한 압독이 신라에 병합된 이후, 압량으로 바뀐다. 양산의 삽량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삽량’으로 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문무왕대 ‘삽량주’에서 삼국통일 후 경덕왕대에 실시됐던, 전국 9주 5소경 중 ‘양주’(지금의 경상남도 크기)의 중심지로 성장해 울산, 김해, 부산, 창원 등을 관할하는 큰 도시가 된다. 지금 상황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당시 상황만 보면, 양산시민이 지역사에 대한 큰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하다.


「삼국유사」 기록에는 양산의 가야국명을 시사하는 글자가 등장한다. 바로 ‘삽라’다. 원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三國遺事」 (紀異第一) 奈勿王〔一作那密王〕金提上. 時百官咸奏曰, 此事固非易也, 必有智勇方可, 臣等以爲歃羅郡太守提上可也.


‘이 일은 진실로 쉽지 않습니다. 반드시 지혜와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데, 신들의 생각으로는 삽라군 태수 박제상이라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록에서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삽량’이 아닌 ‘삽라’로 표기됐다. ‘歃羅’의 ‘歃’은 마실 삽으로 이외에도 ‘맹세를 다짐해 희생의 피를 마시다’ 즉, 혈맹관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羅’는 새그물, 즉, 나라를 의미하는 글자로 가야국 이름에 주로 쓰인다.


加耶(가야)를 加羅(가라)라고도 한다. 가라는 이두로 가라(加羅)ㆍ가락(駕洛)ㆍ가야(加耶)ㆍ구야(狗耶)ㆍ가야(伽倻) 등으로 표기됐다. 야(耶)ㆍ야(邪)ㆍ야(倻) 등은 고어에서 ‘라’라 발음됐다.


가라는 관국(官國)으로도 표기됐다. ‘관’에서 초성 ‘ㄱ’과 더불어 중성 ‘ㅘ’의 ‘ㅏ’을 떼어 ‘가’로 읽고, ‘국’의 뜻인 ‘나라’에서 한쪽을 떼어내 ‘라’로 읽은 것이다. 그 예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가야국명 중, 김해 금관가야의 원래 이름은 ‘남가라’, 고령 대가야는 ‘가라’, 함안 아라가야는 ‘안라’, 그리고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합천 ‘다라’라는 국명이 있다.



이처럼 양산을 비정하는 가야국명은 ‘삽라’로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양산의 자부심과 지역사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삽량’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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