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유물전시관(관장 신용철)에서 열리고 있는 부부총 특별전과 관련, 한 중앙일간지가 부부총에서 출토된 유물을 ‘가야 유물’이라고 보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부부총 특별전은 1920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에 의해 강제로 발굴ㆍ조사돼 일본으로 반출된 뒤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던 유물을 임대 형식으로 빌려와 금동관 등 대표 유물 68점을 지난달 15일부터 일반에 공개ㆍ전시하고 있다.
부부총이 있는 북정동 고분군은 입지적 양상이 가야의 일반적인 수장급 고분군과 매우 유사하지만 조사된 유물은 신라문화에 가깝다. 무덤의 주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견이 있지만 당시 양산 일대에서 중앙(경주)과 연계된 강력한 정치적 세력을 갖춘 인물의 묘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시 삽량 도독인 ‘김서현 장군 부부의 묘’라거나 김서현의 사위가 산성의 성주로 백제군과 대치 중 전사해 이곳에 묻혔다는 설도 있다. 학계에서는 부부총에서 출토된 유물을 볼 때 무덤의 주인공은 고대 신라의 중앙과 연계된 양산지방을 통솔하는 수장의 것이나 단순한 수장 이전에 거대한 정치적 세력을 가진 지방 군주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 중앙일간지가 부부총 유물을 ‘가야 보물’이라고 보도하면서 문화재청과 유물전시관, 학계 등에서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신용철 관장은 “해당 언론의 취재 당시 한 번도 ‘가야 보물’이라고 설명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잘못된 보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우리나라에 대한 일부 국가의 역사왜곡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언론이 지역의 역사를 왜곡하는 셈이라 황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중앙일간지는 또 양산유물전시관측이 부부총 특별전 핵심 유물인 금동관을 복제품으로 전시한 것을 뒤늦게 알렸다고 보도해 말썽을 일으켰다. 금동관은 국보급으로 평가받는 걸작으로 도쿄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운반 도중 훼손을 우려해 일본측에서 임대를 허가하지 않았다.
양산유물전시관측은 부부총 특별전을 시작하기 전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각 언론에 전시품에 금동관 진품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고, 관람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복제품 설명패에도 복제품(Replica)을 뜻하는 ‘R’을 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