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도시철도 양산선에 대해 동남권 광역교통망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천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사업의 타당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도시철도 양산선 사업 경제성 확보의 필수조건인 사송보금자리주택사업 부지에 공업용지나 물류센터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함께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수요 확보 충분 VS 운영적자 우려
우려의 핵심은 운영적자 문제다. 양산시에 따르면 수요예측 결과 도시철도 양산선 하루 이용자는 4만6천334명이다. 결과적으로 수요예측 정도의 이용자를 확보하면 큰 적자 없이 양산선을 운영할 수 있다.
양산시는 이용자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실제 개통 시점에서 수요예측 당시 예상했던 인구를 상회할 것이 확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수요예측에서 양산시 인구를 2016년 27만명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이를 넘어섰고, 내년 말까지 30만명을 목표로 적극적인 인구유입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양산선이 도시철도 2호선과 환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수요 확보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현재 수요예측과 인구 증가 규모 등을 봤을 때 노약자 등의 무임승차로 발생하는 비용 외에 운영적자는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운영적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 양산시에 앞서 경전철을 추진한 용인시와 김해~부산, 의정부시 등은 개통과 동시에 운영적자에 시달리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수요예측 당시 용인시의 경우 하루 이용자가 14만4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이용자는 1만768명에 그쳤고, 김해~부산도 예상은 17만6천명이었지만 실제 이용은 3만6천명 수준이다. 의정부시 역시 7만9천여명을 예상했지만 실제 1만4천명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간 운영적자 보전액도 용인시 850억원, 김해~부산 1천100억원, 의정부시 100억원이 발생하면서 지자체 파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선 사례에 비춰보면 양산선 역시 예상 이용자가 4만6천여명에 달하지만 실제 이용자는 1만여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산시는 2호선의 예를 들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호선 개통 당시 이용자는 1만명 수준이었지만 현재 2만1천여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앞으로 신도시3단계 개발로 증산역 등 미개통 역이 문을 열면 이용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양산선 역시 사송보금자리주택이 건설되고 도시가 제 기능을 시작하면 수요 확보는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민간자본으로 건설해 최소운영수익(MRG)을 보전해줘야 하는 앞선 사례와 달리 양산선은 운영적자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민자사업이 아니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족도시 기반 VS 빨대효과 걱정
또 다른 문제는 양산선이 실제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겠냐는 점이다. 도시철도가 건설되면 당연히 교통이 편리해지고, 지역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바로 이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양산선이 개통되면 이른바 ‘빨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빨대효과는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도시 간 이동이 편해지면서 큰 상권이 작은 상권을 빨대로 빨아들이듯 흡수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인근 김해~부산 경전철과 거가대교 개통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이미 각종 언론에서는 이들 경전철과 교량 건설 뒤 부산지역 쇼핑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해에서 부산으로 가는 승객이 부산에서 김해로 가는 승객보다 5배나 많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양산시는 우려하는 빨대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양산이 더 이상 부산의 베드타운이 아니라는 것이다. 석계산단과 가산산단 등 각종 산업단지가 개발되면 부산지역의 근로자들이 양산으로 와서 생활하는 경우가 오히려 늘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빨대효과는 신도시 등 상권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것인데, 양산은 이미 어느 정도 상권이 형성돼 있고, 30만 자족도시를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무작정 손해는 아니라고 본다”며 “전혀 지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해시나 거제시와 비교해 양산시는 상대적으로 생활ㆍ경제권이 부산과 더욱 밀접하기 때문에 빨대효과에 대한 지역 상권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밖에 양산선 개통으로 되레 교통이 불편해질 우려가 있다. 양산선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원도심 주변을 제외하면 오히려 부산으로 이어지는 교통편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산선이 개통하면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 노선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고, 결국 상ㆍ하북지역 등은 배차간격이 길어지거나 환승해야 한다.
또한 양산선은 1호선과 같은 중전철이 아니라 고무바퀴가 달린 경전철이어서 1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서는 노포역에서 환승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결국 양산시민의 이동이 많은 금정구나 동래 방면으로 가는 교통편이 더 불편해지고 시간도 더 길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이는 경전철로 인한 문제가 아니다”며 “일부 지역에서 교통 불편이 발생하는 문제는 환승체계 조정 등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