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진추모위원회(위원장 박말태, 시의원)는 가요 ‘영일만 친구’의 실제 주인공인 원동 출신의 故(고) 홍수진 시인의 약력 비석을 원동매화공원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추모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고인과 절친한 울산매일신문 김병길 주필, 배내산장 김성달 대표와 함께 홍 시인의 자택을 방문해 미망인과 함께 약력 비석 설치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시인의 삶과 발자취를 돌아보기 위해 뜻을 모아 시비 옆에 약력 비석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원동매화공원에는 지난 2008년 11월 홍 시인을 기리기 위해 대표작인 ‘경부선 원동역’을 새긴 시비가 세워져 있다.
홍 시인은 1949년 3월 5일 원동면 원리에서 태어나 원동초등학교와 부산대신중학교, 동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서 수학했다. 스무 살 때 진주 개천예술제 전국 백일장 일반부 장원을 차지하며 시인으로 등단해 기장과 포항, 울산 등지에서 문화ㆍ예술 활동을 펼쳤다.
1970년대 포항에서 ‘해원’ 시동인과 극단 ‘은하극장’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친구인 가수 최백호의 노래 ‘영일만 친구’의 실제 모델이 됐다. 1980년대에는 울산MBC 프로듀서로 활약하면서 ‘변방’ 시동인을 비롯한 문학활동은 물론, 연극과 무용연출, 음악평론, 미술평론, 민속학연구, 향토사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가 겸 기획자로 활동했다.
작품집으로는 1978년 2인 시집 ‘들풀’을, 1994년 첫 시집 ‘오늘밤 내 노래는 잠들지 않는다’를 출간했으며, 1998년 유고 문화칼럼집 ‘변방문화와 문화의 변방’을 출간했다. 울산MBC 제작위원 등을 맡아 탁월한 연출력과 독특한 감각으로 이른바 ‘홍수진식 문화’를 창출하고 일명 ‘홍박’으로 불리면서 동시대인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천부적 재능을 지닌 전천후 예술가로 평가받던 홍 시인은 생전 ‘홍박’, ‘만능예술인’, ‘진정한 탤런트’ 등 숱한 애칭으로 불리며 종횡무진으로 예술혼을 불태우다 울산문인협회장으로 있던 1997년 9월 10일 지병으로 타계했다.
박말태 위원장은 “홍 시인의 예술적 삶을 존경하며 그의 문학 혼을 기릴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약력 비석 건립과 더불어 고향 원동도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