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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범하 스님 다비 없는 영결식 엄수..
사회

범하 스님 다비 없는 영결식 엄수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3/01/15 10:01 수정 2013.01.15 10:05
불교ㆍ문화계 인사, 불자 등 1천여명 운집 추모

성보박물관에서 사중장으로 진행… 법구는 기증





↑↑ 통도사 원산 주지 스님이 범하 스님의 영결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영축총림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인 범하(梵河) 스님의 영결식이 9일 성보박물관 앞에서 엄수됐다.

통도사 사중장으로 봉행된 영결식은 명종, 개식, 삼귀의례, 청혼, 행장소개, 영결사, 추도사, 헌화, 문도이사, 사홍서원, 폐식 순으로 40여분 동안 진행됐으며,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통도사 원명 방장 스님의 조화 2개만 놓일 정도로 소박하게 치뤄졌다.

하지만 원명 방장 스님과 원산 주지 스님, 현문 전 주지 스님 등 300여명의 스님과 김종규 전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등 문화계 원로를 비롯한 불자 1천여명이 운집해 불교미술사의 발굴과 복원을 통해 수행해온 범하 스님을 추모했다.

장의위원장을 맡은 원산 주지 스님은 “스님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백제 금동대향로의 불교중앙박물관 전시와 불국사 석가탑 사리장엄구 일괄반환 등 성보문화 발전에 매진해 불교문화의 위상을 높였다”며 “육신마저도 의학용으로 회향하면서 위법망구의 모범을 보였다”고 말했다.  

범하 스님의 법구는 평소 유지에 따라 다비 없이 기증됐다.

김종규 전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은 “전국 사찰에서 범하 스님 같은 성보문화 외호 의지가 높은 스님들께서 박물관을 맡아 주신다면 이 땅의 문화유산은 더욱 아름답게 발전ㆍ유지될 것”이라며 “스님은 불교문화의 선각자로 비록 육신은 떠났지만 성보문화와 중생들을 위한 그 마음은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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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하 스님의 발자취>

불교 성보문화 연구의 큰 별

불교 성보문화재 분야의 대표적인 학승이자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인 범하 스님은 1947년 8월 20일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1961년 법인 화상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3년 통도사 강원과 1984년 직지사 황악학림을 졸업하고, 1977년 동국대학교 불교대학 상가학과를 졸업하는 등 수행ㆍ정진했으며, 1980년 통도사 총무국장과 1994년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부장을 역임했다.

 
 
1987년 통도사 성보박물관 초대 관장을 맡은 범하 스님은 불화와 각종 불교문화재를 수집해 연구ㆍ보존하면서 3만여점을 갖춘 사찰 불교박물관으로 성장시켜 통도사 성보박물관은 이후 사찰 박물관의 본보기가 됐다. 2007년에는 대한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 초대 관장에 취임해 2대 관장까지 지내기도 했다.

범하 스님은 불교문화유산의 체계적 보존과 연구에 매진하면서 전국 사찰에 흩어진 불화를 한데 묶어 ‘한국의 불화’ 40권을 집대성하는 업적을 남겼다.

당시 정부나 교계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연구진을 이끌면서 공공성을 확보했으며, 1998년 시작해 20여년간 불화의 연구 조사를 진행하면서 막대한 경비와 전문인력을 순수 민간연구단체를 통해 이뤄낸 성과는 학계에 상당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은 국내 불교미술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책으로 손꼽힌다.

이밖에 범하 스님은 직지사와 통도사, 해인사, 월정사, 송광사, 화엄사 등 각 사찰에 있는 성보 실태조사를 진행해 ‘직지사지’, ‘한국의 명찰 통도사’ 등을 펴내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4년 조계종 총무원장 표창, 1999년 가나미술상(비창작부분), 2001년 자랑스런 박물관인상ㆍ홍법대상ㆍ조계종 포교대상 문화포교부문 공로상, 2002년 대한민국 국민훈장목련장, 2007년 대한민국 옥관문화훈장 등을 받기도 했다.

범하 스님은 이후 2012년 다시 통도사 성보박물관장을 맡아왔으며, 2013년 1월 7일 오후 1시 27분 동아대병원에서 지병으로 입적했다. 법랍 53세. 세수 6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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