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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산유물전시관 신 용 철 초대 관장에게 듣는다
“양산 정체성 알리는 열린 문화공간 만들 것”

홍성현 기자 redcastle@ysnews.co.kr 입력 2012/11/13 11:18 수정 2012.11.13 11:18
고분군ㆍ불교문화ㆍ도자문화 등 특성 강조

지역 유물 가치 재조명 양산 정체성 확보 주력




양산유물전시관 초대 관장에 신용철 경남도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이 임명됐다. 1999년부터 통도사 성보박물관 학예실장으로 활동하며, 양산지역 역사와 문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신 초대 관장은 내년 상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는 유물전시관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 유물을 재조명해 시민에게 지역의 정체성을 알리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지역 역사와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초대 관장으로 부임한 소감과 각오는?

박물관 관련 업무를 한 지 17년째다. 하지만 개관 팀으로, 더구나 관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등 양산지역에서 13년 이상 활동하면서 양산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공부를 많이 했고, 그런 노하우를 살려 멋진 건물에 걸맞은 유물전시관을 만들겠다. 

▶양산유물전시관 탄생의 의미와 역할은?

지역에 있는 박물관(전시관)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지역만의 정체성을 시민에게 알리고, 문화적 자긍심을 가지게 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라는 곳이 아무래도 문화공간이 협소하고,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특히 양산은 그동안 공업도시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문화공간이 상당히 부족하다. 앞으로 유물전시관은 시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산유물전시관만의 특징이 있다면?

유물전시관 바로 옆에 있는 대규모 북정ㆍ신기고분군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양산은 영축산과 천성산을 중심으로 하는 찬란한 불교문화를 가지고 있다. 불교문화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밖에 법기리와 가산리 도요지를 중심으로 하는 도자문화도 있다. 양산이라는 도시가 낙동강 수로를 따라 발전했고, 여기에 앞선 세 가지 특징을 결합해 내세운다면 양산만의 독특한 특징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한다.      

▶양산유물전시관은 어떻게 구성되나?

우선 기본전시실 세 곳과 특별전시실 한 곳을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기본전시실 가운데 전시실 두 곳은 양산의 역사실이고, 나머지 한 곳은 양산의 고분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양산의 특징을 살리는 데 다소 부족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논의를 거쳐 이런 점을 보완하고 문제점을 고쳐나갈 방침이다.

▶확보된 유물의 양은 많지만 질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다.

이는 양산유물전시관뿐만 아니라 신생관의 공통된 문제다. 우선 복안은 현재 확보된 유물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것이다. 현재 개인 소장처로 돼 있지만 이징석 장군 문서류(보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현재 양산시가 소장하고 통도사성보박물관에 기탁ㆍ보관하고 있는 민정 문서류(경남도 유형문화재)가 있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는 유례가 없는 것으로 특히 토지대장 등은 양산의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는 귀한 문화재로 평가할 수 있다.    

▶양산에서 출토된 유물이 국내에 흩어져 있다.


현재 국보급 양산 출토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소위 ‘빅3’이라고 하는 동아대박물관과 김해박물관, 진주박물관에서 대여 형식으로 가져올 수밖에 없다.

다만, 예전에는 지역 출토 유물을 모두 국가로 귀속했지만 최근 지방화가 대세이다 보니 지자체 박물관으로 이관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시설이나 운영측면에서 완벽하게 시스템을 갖춰 양산유물전시관이 매장문화재 보관처로 지정받는다면 앞으로 유물 확보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울산박물관이 개관할 당시 유물이 766건이었다. 양산유물전시관보다 적은 숫자다. 하지만 매장문화재 보관처로 지정받고, 문화재 기증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면서 2만5천여점에 이르는 유물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양산유물전시관도 개관 이후 여러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어렵지 않다고 판단한다.

▶부부총 금동관 등 국외 반출 유물환수는 어떻게 진행되나?


솔직히 어려운 점이 많다. 접근방법부터 해결방안까지 모두 난항이 예상된다. 환수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역할 자체가 제한이 있다. 더구나 금동관 등은 개인이 아닌 일본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 동경박물관에 있다. 지자체가 일본 국가기관을 상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설사 동경박물관에서 환수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고 일본 정부가 쉽사리 허락할지 의문이다.  

게다가 최근 문화재청 차원에서 국외 유출 문화재 환수를 위한 조직을 발족한 상태지만 지방에서 워낙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대외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문화재청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유물전시관 개관에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관식에서 무엇을 보여줄 계획인가?

아직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개관 기획전은 아직 계획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개관 때는 양산에서 출토된 국가지정 문화재 가운데 몇 건을 특별히 대여해 공개할 계획이다. 동아대박물관에 있는 금조총 금제 유물이나, 어곡동에서 출토된 반가사유상, 보물로 지정된 향완이나 정병 등 통도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불교유물을 선보일 생각은 하고 있다. 

▶끝으로 어떤 유물전시관을 만들고 싶은가?

관리보다 운영이 중요하다. 시민이 참여하는 전시관으로 운영하고 싶다. 열린 공간을 만들어 시민이 원하면 언제든 찾아와서 양산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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