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매서워지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지구시스템 모델을 이용해 지구환경을 예측한 결과 21세기 말 태풍 강도와 빈도가 3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풍뿐만이 아니다. 이미 아열대성 기후로 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폭우, 그중에서도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고, 북극 온난화 현상으로 폭설이 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양산시 재해 대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시에 따르면 양산지역의 하수관로는 20년 빈도(20년래 최대 강우량을 견딜 수 있는 정도)로 설계됐다.
하지만 최근 빈번히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리는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번 태풍(산바)도 양산지역 평균 강우량은 216mm였지만 하북면(430mm)과 원동면(129mm)은 무려 301mm의 차이를 보였다.
폭설 대비는 더욱 취약하다. 양산지역은 상대적으로 폭설에는 안전하지만 반대로 눈이 조금이라도 쌓이면 사실상 도시 기능이 마비될 정도다. 시는 강설에 대비해 염화칼슘살포기 등 소형장비는 갖추고 있지만 대형장비는 한 대도 없다.
시는 양산지역은 눈이 내리더라도 많이 쌓이지 않아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기상이변이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에서 장담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재난대응매뉴얼을 지역 특성과 상황에 맞게 강우량이나 강설량 기준 등으로 세분화하고, 지역별 기상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한 정확한 통계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재난대응매뉴얼은 주의보와 경보, 특보 등 기상청 발령기준에 따라 행동요령을 구분하고 있다. 이는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선진국의 재난대응매뉴얼은 기상상황에 따라 세부적으로 행동요령을 구분하고 있지만 시민의 행동을 제한하는 만큼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기상이변 등으로 기후변화 폭이 커지면 재난대처능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도 재난대응매뉴얼을 재정비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