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계종합상설시장 일부 상인들이 새롭게 조성한 시장 주차장 부지에 웅상출장소가 덕계5일장을 유치하려 하자 거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거는 등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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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상출장소는 2010년 7월 덕계시장 뒤편(덕계동 758-6번지 일원)에 덕계시장 전용 주차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덕계5일장을 주차장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덕계시장 번영회와 논의했다. 주차장을 만들어 번영회가 위탁ㆍ운영하는 대신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장터로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덕계시장 상인 ‘반대’
과일, 채소 등 판매품목 겹쳐
5일장 들어오면 피해 불가피
출장소는 이를 통해 덕계5일장이 도로를 불법 점유해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민원을 해결하고, 정식 시장으로 등록되지 않아 불법 노점상에 불과한 덕계5일장을 합법적인 테두리에서 관리하는 동시에 5일장을 덕계시장에 포함시키면 시장 규모가 커져 정부의 각종 전통시장 지원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번에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일석삼조의 묘수였던 셈이다.
출장소는 2011년 번영회와 덕계5일장 통합을 협의했고,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의 하나로 주차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덕계시장 입점 상인들의 동의서를 받았다. 당시 덕계시장 점포 220곳 가운데 176곳이 동의서를 제출했고, 44곳이 제출하지 않아 출장소는 80%의 찬성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순조롭게 추진되던 사업은 지난달 55대를 주차할 수 있는 1천339㎡ 규모(사업비 19억원)의 주차장이 준공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5일장 유치에 동의하지 않았던 상인들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나섰기 때문이다.
↑↑ 덕계시장 뒤편에 새로 조성한 주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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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추진 과정에서 80% 동의
주차장 준공되니 이제 와서 딴소리
이들 상인은 대부분 과일과 채소, 생선 등을 판매하는 업종으로 5일장과 품목이 겹쳐 매출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동의했던 일부 상인들마저 같은 이유를 내세우면서 동의서를 받을 당시 동의하지 않으면 주차장을 만들어 주지 않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바꿨다. 급기야 이들은 지난 1일 출장소에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집단행동에 나섰다.
결국 주차장을 준공하고서도 운영하지 못하는 번영회와 덕계5일장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출장소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출장소는 일단 5일장을 주차장으로 옮기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행정 신뢰도를 내세워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날이었던 지난 8일에는 현장 계도에 나서 5일장 상인들에게 주차장으로 옮길 것을 안내하는 한편, 한 달여간의 계도기간이 지나면 실제 노점상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덕계시장 번영회 ‘난감’
출장소와 5일장 유치 협의
문제 생기자 양쪽에서 원성
출장소 관계자는 “5일장을 옮기면 당장 덕계시장 일부 상인들이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님이 한 곳으로 몰려 상권이 더 살아날 수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설득이 쉽지 않다”며 “만약 5일장을 단속한다고 하더라도 법적 잣대만으로 영세 상인들을 무조건 사지로 내몰 수도 없어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덕계5일장 상인들은 출장소와 덕계시장 반대 상인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주차장으로 이전을 꺼리고 있다. 출장소가 강력하게 이전을 추진해 따랐지만 일부 상인들이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덕계5일장 상인 ‘눈치’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악영향 우려하며 전전긍긍
한 5일장 상인은 “처음부터 옮기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는데, 지금 분위기라면 더 싫다”며 “만약 주차장으로 옮겼다가 다시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면 지금 자리마저 뺏길지 모른다”고 말했다.
덕계시장 번영회 역시 난감함 속에서 앞으로 시장 발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번영회 신진기 회장은 “지금으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대형할인점과의 경쟁에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데 자칫 이번 사태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몰라 걱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