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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역사와 함께 걷는 교동 춘추공원길..
생활

역사와 함께 걷는 교동 춘추공원길

박미소 기자 althzzz@ysnews.co.kr 365호 입력 2011/01/18 10:29 수정 2011.01.18 10:31




먼 곳이 아닌 바로 우리 주변에 걷기 좋은 길이 있다. 단순히 걷기 좋은 곳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느끼며 걸을 수 있는 곳. 교동에 위치한 춘추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춘추공원은 일제 때 일본인들이 ‘도산원(挑山園)’이라고 불렀다. <면세개람(面勢槪覽)>(1936)에 ‘봄에는 벚꽃과 복숭아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며,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이고, 겨울은 설경을 볼 수 있는 공원으로 500년이 넘는 포구나무가 오랜 역사를 말해 주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를 미뤄볼 때 양산 지역의 오래된 휴식 공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춘추원 길은 다른 공원과는 다르게 올라가는 길, 내려오는 길이 다양하게 나있어 취향대로 골라서 걸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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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공원의 산책로는 현충탑을 중심으로  원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사람들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코스를 정해서 길을 나섰다. 양산천 구름다리, 유산공단 등 들어가는 입구가 많지만 제일 쉽게 찾을 수 있는 버스정류장 맞은 편 넓은 입구를 통해 들어가자.


충의의 조상 모신 삼조의열단


3.1 독립투사 윤현진의 비와 신라 김서현 장군의 비, ‘고향의 봄’의 노랫말을 지은 아동문학가 이원수를 기념하는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이원수 노래비를 지나 올라가면 신라 박제상, 고려 김원현, 조선 조영규을 기리는 삼조의열단이 모셔져 있는 장충단이 나타난다. 의열단 중에서도 박제상은 신라의 충신으로, 양산에서 태어나 절개를 빛낸 으뜸가는 의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처럼 춘추공원은 휴식 공간인 동시에 역사적 의미까지 녹아있는 도심 속 공간이다.

장충단을 기준으로 서편에서 동편, 즉 시계 방향으로 걸어보자. 삼조의열 제단을 끼고  왼쪽으로 들어서면 길 위로 우거진 소나무가 드리워져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쭉 가다보면 게이트볼 장과 춘추정(春秋亭)을 만날 수 있다. 춘추정은 국궁장으로서 한 때 이름을 날렸지만 10여년 전부터 폐쇄돼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 입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신라 박제상, 고려 김원현, 조선 조영규를 기리는 삼조의열단을 만날 수 있다.
ⓒ 양산시민신문


자연속에 생활체육 즐기는 곳


춘추정을 지나면 바로 참물샘 생활체육시설들이 놓여진 공터가 나타난다. 시민들이 운동할 수 있도록 철봉이나 평행봉 등 각종 운동 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벤치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다.
참물샘 공터 왼쪽 낮은 언덕은 영남 알프스 끝자락으로 병풍처럼 자리 잡고 서있는 오봉산으로 향하는 길이다. 이 등산로는 오봉산 뿐 아니라 어곡과 교동 회현마을까지 이어져 있어 등산객들로부터 인기가 꽤 높다.
이 곳은 조만간 충렬사 건립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며, 입구에서 봤던 삼조의열단이 옮겨올 예정이다.

참물샘 공터를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서보자. 오른쪽을 보면 현충탑이 보이고 뒤편으로 이어진 길이 있다. 바로 올라가지 말고 현충탑을 끼고 새로 나있는 길을 따라 내려가자. 지압용 자갈길이 함께 나 있어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즐길 수 있다.

조금더 내려가면 양산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양산천 흐름 가운데 가장 폭이 넓은 곳이면서 운동장과 체육관을 둑 너머 두고 고수부지가 잘 조성돼 있다. 양산천과 함께 어우러지는 양산 시내를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어 추천하는 길이다.


↑↑ 지압용 자갈길을 걷노라면 양산천과 원도심 일대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 양산시민신문


현충탑에서 순국희생 기린다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잘 다듬어진 너른 계단이 나오는데 위로 올라가면 2006년 새로 건립한 현충탑을 만날 수 있다. 6.25 때 최후의 낙동강 방어 전선이었던 양산. 그 때 조국을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 넋을 기리기 위해 만든 현충탑을 보면 절로 숙연해진다. 탑보다 조금 작은 키의 소나무들이 탑 광장을 에워싸고 있어 순국선열을 위로하는 듯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공원을 통하는 출입구는 여러 개가 있다. 각자가 오가기 편한 곳을 택하면 되는데 장충단에 이르는 입구 이외에도 지압용 자갈 길 쪽 유산공단으로 향하는 108 계단과 작년에 완공된 현충탑 계단이 있고, 현충탑 계단으로 내려가면 구름다리로 올라갈 수 있어 양산천을 건널 수도 있다.

↑↑ 지압용 자갈길을 따라 내려오면 이육사의 '광야' 시비의 현충탑 광장에 이르는 계단이 나타난다.
ⓒ 양산시민신문


현충탑 계단을 비롯한 장충단 뜰에는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시비도 세워져 있다. 춘추공원을 한 바퀴 걸으면 심훈의 <그날이 오면>, 이육사의 <광야>, 다원 정이산의 <무명용사에게 바치는 詩>, 고은 <조국의 별>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시를 읽고 있자니 그동안 험난했던 우리 역사를 잊고 지낸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게 된다.


양산천과 어우러진 뛰어난 경관  

 
ⓒ 양산시민신문 


현충탑을 중심으로 주요 산책로를 따라서 걷는데는 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아이와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주요 산책로 이외에 조성된 사잇길이 여러 군데 뻗어있지만 길과 길이 다 연결되어 있어 둘러보기가 쉽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도심과 머지않은 곳에 위치한 춘추공원을 걸어보자. 걷다 보면 자연은 물론 잊고 지냈던 양산의 역사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박미소 인턴기자 althzzz@ysnews.co.kr
노미란 인턴기자 yes_miran@y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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