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시민신문 |
이날 정신보건센터 관계자들은 시민들의 생명존중 의식을 높이기 위해 생명지키기 7대 선언에 관한 내용과 자살위험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지역사회 자원에 대해 홍보했다.
자살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자살예방협회(IASP)가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3년 제정했다.
그러나 자살률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는 2006년 21.5명에서 2007년 23.9명, 2008년 24.3명으로 늘어나 30개의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에 이어 헝가리가 21명, 일본이 19.4명으로 뒤를 이었다.
양산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2008년 우리나라 자살현황’에 따르면 양산에서는 모두 62명이 목숨을 끊은 가운데 연령표준화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은 27.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전국 평균 자살률 24.3명보다도 3명이 많은 것이다. 또 경남 10개 시 가운데서도 김해(31.5명)와 사천(29.5명)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2007년 24.2명에 비해서도 3.1명이 증가했다.
자살의 위험요인
자살의 위험요인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개인심리적, 사회환경적, 정신병리적 원인이 그것이다.
개인심리적 원인은 중요한 목표의 실패에 따른 자책감과 자기처벌, 정신적 스트레스와 신체적 질환에 대한 탈출, 주술ㆍ종교 등 비합리적 신념에 의한 자살 등 이다.
특히 남의 비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높은 기준을 고집하는 완벽주의자, 충동적이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성격,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내성적이고 온순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특히 자살의 위험요인이 높다.
사회분위기가 사람을 자살로 이끌어가는 경우도 많다. 가정폭력,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 가정문제가 주는 스트레스와 입시위주의 경쟁적 교육풍토는 청소년들의 자살률을 높이는 데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
우울증, 공포증 등 정신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 자살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자살을 했다면 정신병리적 원인으로 자살의 위험요인이 높아질 수 있다.
자살의 징후
양산시정신보건센터 김유라 팀장은 “자살을 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은 이미 그렇게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매우 중요하다”며 “주위 사람이 자살 징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살 징후는 직ㆍ간접적으로 보여지는 의사표현의 형태로 자살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단계에 나타난다.
몰래 약을 사 모으거나 위험한 물건을 감춘다던지 무리와 떨어져 혼자 외롭게 행동하며 자신의 좌절, 실패, 불행에 대한 대화를 회피하고 절망감을 표출하는 등 열등의식에 사로잡히기 쉽다. 또한 평소와 다르거나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폭력이나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반대로 오랫동안 불안정하고 침울하던 사람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평화롭게 보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일 때는 주의해야 한다.
언어적으로 자살에 대한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일기ㆍ그림ㆍ시 등에서 ‘죽고 싶다’,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다’라는 등 죽음을 암시하는 글귀를 사용하며 자살을 한 후 발견되었을 때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 관심을 갖기도 한다. 또 죽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든가 혹은 농담으로라도 자살에 대한 얘기를 하거나 계획을 세우고 ‘나는 쓸모없어’, ‘나만 없으면 돼’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면 주위에서는 그 사람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자살을 생각할 때 대처법
누군가 자신에게 죽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올 때 농담 정도로 생각하거나 웃어넘겨서는 안 된다. 또한 너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친구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신보건센터와 상담소 등 응급 시 연락할 수 있는 곳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함께 도움을 받으러 갈 것을 제안하고 부모나 가족이 최종적인 마무리를 하도록 연계하고 지속적인 지지와 관심을 주어야 한다.
당사자의 고민거리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를 다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해야 하며 당사자의 고민을 듣기까지 인내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대화에서 자살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논쟁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저 따뜻한 대화와 작은 관심이 자살을 마음먹은 친구에게 큰 힘으로 다가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 팀장은 “사람이 죽고 싶다는 마음을 먹기 전에 앞서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를 찾도록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며 “혹시나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혼자 감당하기 벅찬 고민거리가 있다면 혼자서 끙끙 앓고 있기보다 주변에 알리고 관계기관에 상담을 요청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TIP. 지금 어떻게 느끼고 있습니까?
1. 실패자처럼 느껴지는가?
2. 외로운가?
3. 자신감이 부족한가?
4. 나 자신을 낮게 평가하고 있는가?
5.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가?
▶마지막 질문과 적어도 세 개의 문항에 ‘그렇다’고 대답했다면 즉시 본인이 믿을 수 있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좋다.
양산시정신보건센터 367-2255, 정신건강 전화상담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