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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우리아이 성교육, 어떻게 할까?..
생활

우리아이 성교육, 어떻게 할까?

송호정 기자 sh5427@ysnews.co.kr 345호 입력 2010/08/31 09:25 수정 2010.08.31 09:25
다양한 매체 통해 왜곡된 성 지식 습득 우려 높아

아이들과 성에 대해 밝고 명랑한 대화 필요




ⓒ 양산시민신문
“엄마, 아기는 어떻게 생기는거야?”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의 이런 물음에 적잖이 당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흔히 부모들은 학이 물어다준다느니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느니 같은 대답으로 상황을 어물쩍 넘겨버리거나 되려 화를 내기 일쑤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지 말고, 아이들에게 바람직하고 좋은 성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건 어떨까.

자문_창원 여성의전화 승해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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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7시 무렵, 주공 4단지 내에 위치한 경로당으로 어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주공 4단지 부녀회와 청년회가 ‘자녀를 위한 부모성교육’이라는 주제로 창원 여성의전화 승해경 대표를 초청, 자녀들의 성교육에 관한 강의를 진행한 것.

모든 부모들이 자녀의 행복을 위해 물불가리지 않고 애를 쓰지만 그 중에서 유난히 소홀하거나 자신 없어 하는 것이 성교육에 관한 것이다.

승 대표는 “자녀 성교육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평상시 부모의 모습과 인간관계”라며 “모든 관계에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성별 고정관념이나 편견 없이 평등한 생활태도를 보이면 아이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성평등 의식도 길러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아기 성교육이
평생을 좌우한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성을 접할 기회가 많고 더불어 성에 눈을 뜨는 시기도 빨라졌다. 그러나 부모들은 여전히 ‘우리 아이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성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 아이들의 성교육을 학교나 해당교육기관에 맡겨버리거나 가르치지 않아도 커가며 스스로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TV, 인터넷, 잡지, 비디오 등 여러 매체를 통해서 성에 대한 외설적인 정보를 입수해 잘못된 성차별, 아동 성폭력, 미혼모 문제 등 갖가지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유아기의 성에 대한 인식은 평생 동안 개인의 성의식과 성생활을 좌우하게 된다고 한다.

유아기 때 성의 기초를 이루는 내용은 복잡한 성지식이 아니라 성을 대하는 느낌이다. 성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에 따라 건강한 성의식의 소유자가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성에 대해 은밀하게 대하는지, 장난스럽게 대하는지, 혹은 더럽다고 느끼는지, 밝고 건강하게 느끼는지가 유아기 때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아이의 돌발적인 질문에 대답할 때, 성적인 놀이에 대응할 때, 아이가 자위행위를 할 때, 갑작스럽게 성폭행을 당했을 때 부모와 교사의 자세와 태도가 대단히 중요하다. 인생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유아기의 올바른 성교육을 위해서 먼저 부모와 교사부터 건강한 성에 대한 개념 정립과 진지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를 갖춰야 한다.

승 대표는 “자녀의 질문에 핀잔을 주거나 숨기지 말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며, 부모 자신도 바른 성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모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전문교사나 상담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성교육 시 중요한 것
‘몸의 소중함’


성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의 성지식 수준을 바로 알고 수준을 넘어서는 지나친 설명은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아이들은 3, 4세가 되면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인식하게 되는데, 대게 사물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때문에 이 연령대의 아이는 음경을 가졌는지 질을 가졌는지에 따라 남녀를 구분한다. 부모는 자녀와 자연스럽게 목욕을 하면서 각 부위의 명칭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성기의 명칭을 말할 때는 몸의 기관인 위, 식도, 장, 간과 같은 기능 등을 설명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표정과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때 평등한 성별의식과 성역할의 개념, 건전한 성도덕의 가치를 함께 함께 설명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궁금증에 당황해하거나 놀란 감정, 표정 등을 내비추면 아이는 자신이 질문한 내용이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이상한 것’이라는 느낌과 함께 잘못했다는 죄책감까지도 느끼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교육 시 특히 중요한 것은 몸과 생식기는 함부로 보이거나 만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주는 것이다. 특히 남의 생식기를 몰래 보거나 만지는 것은 성범죄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일찍부터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부모의 생각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자녀가 성에 대한 질문을 전혀 하지 않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라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므로 자녀가 성에 관해 전혀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자녀의 성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평소에 억압하지는 않았는지 점검해보고 아이의 감춰진 질문에 민감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성에 대해 좋은 인식을 심어주려면 아이들의 성적인 질문에는 흔쾌하게 반기듯 대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대답하는 부모의 느낌과 자세다. 자연스럽고 담담한 태도로 대하고, 솔직하고 진지하게 대답한다. 이를 통해 성에 관한 밝고 명랑한 느낌과 기운이 아이들이 성의식을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혹시 성추행이나 성폭행의 문제가 생긴다면 우선 성 전문 상담실에 문의하는 게 좋고, 아이들의 올바른 성교육을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하는 게 바람직하다. 아이에게도 적절한 수준의 책을 골라 읽게 하고 성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것도 좋다.

아이들의 성교육은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자녀가 건전한 성적 태도를 가지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 자신이 성적 편견에 빠지지 않고 바람직한 성 태도를 가지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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