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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산행기]개인택시 산악회 낙남정맥 종주하다..
생활

[산행기]개인택시 산악회 낙남정맥 종주하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327호 입력 2010/04/20 11:34 수정 2010.04.20 11:34



ⓒ 양산시민신문
하얀 설국의 지리산 영신봉, 강한 칼바람, 찢어지는 듯한 볼, 깨어질 듯한 손가락, 그 칼바람을 맞으며 시산제를 지내고 낙남정맥 종주의 대장정에 불을 붙였다.

천왕봉은 우리를 반기듯 구름 이불을 덮고 수줍은 듯 웅장한 천왕봉의 얼굴의 자태를 살며시 내밀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하게 맑았으나 천왕봉만 구름에 덮여있음) 보기 드문 장관의 위태 그것이었다.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낙남에 첫발을 내디뎠다. 온종일 눈보라의 칼바람과 사투를 벌이며 첫날은 시작되었고, 이틀째는 끝없이 펼쳐지는 지리산의 산죽 길과 미끄러운 눈길과의 힘든 하루로 산행을 마쳤다.
이내 일행은 진주시에 접어들었고 낮은 산과 과수원 들녘을 지났고, 산길과 들녘에서 만난 진주시민들은 지나칠 정도로 친절해 종주 산행길의 즐거움을 더했다. 진주 구간에는 정맥 이정표마저 잘 정리를 해두어 종주팀을 알게 모르게 지원하고 있었다.

사천을 지나 고성으로 접어들자 산은 고도를 더해 갔고 날씨마저 궂어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맸다. 그것도 모자라 일부의 일행은 비와 안갯속에서 길을 잃어버려 일행을 찾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기도 해 목적지를 축소해 산행을 마치기도 했다.

고성을 지나 함안 여항산(770m)을 뒤로하고 무학산(761.4m)에 올랐다. 겨울 장마 같은 날씨에 짙은 안개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곤 땅 바닥과 주위 나무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종주길이 도심 주위라 그런지 비가 내려도 어렴풋하게 도심의 불빛이 길을 밝혀 종주산행은 계속 이어갈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진달래 꽃동산이었던 천주산이 왜 그리 멀고 높은지 정상에 올랐을 땐 저녁 7시 55분이었다. 3월 초순이라 한밤중이었다.

비를 맞으며 기념사진 한 컷을 촬영하기 무섭게 천주봉을 지나 금현고개(북창원)에 도착하니 이미 밤 9시 14분. 고생 끝에 행복이 온다고 했던가. 종주팀 희망의 목적지인 금현고개 낙남정맥의 제9구간 산행을 뜻깊게 마쳤다.

정병산에 오르는 날, 날씨가 어찌나 변덕스러운지 3월의 눈꽃세상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있었다. 금현고개까지는 길이 미끄러워 차량 접근이 어려웠다. 평지(차량)에서 걸어서 금현고개를 지나 그림 같은 세상을 발아래로 내려놓고 신선이 된 것처럼 허공에 떠있는 마음으로 창원 정병산(566m)에 사뿐한 마음으로 올랐다. 발아래 창원시가 눈꽃을 뒤집어쓰고 있다. 들뜬 시민들은 카메라를 갖고 산에 올라 종주팀과 함께 세상을 즐기기도 했다.

어느덧 들뜬 기분도 잠시, 종주팀은 냉정삼거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해야만 했다. 아침부터 많은 비가 우리의 앞길을 방해한다. 그러나 우리 발길은 벌써 낙남정맥 11구간을 향하고 있다. 짙은 안개 비바람 앞을 간음할 수 없어 산대장(이은견)이 방황하며 길을 헤맨다. 알바산행을 한바탕 하고서야 정상 산행이 이루어졌다.
이제 마지막 산행. 김해 가야cc 통과 중 직원들이 길을 가로막는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직원의 직장자리를 걸고 한사코 정맥길을 막는다. 사정도 해보고 윽박도 질러 봤으나 소용없었다. 하는 수 없이 종주팀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우회해 낙남정맥을 이어 산행을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신어산 서봉은 그렇게 힘들게 정상을 밟았다. 발아래 구름 사이로 얼핏 얼핏 보이는 것이 온통 골프장이다.

서둘러 신어산(631.1m)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해 신어산 정상 기념촬영을 마치고 낙남정맥의 꼭짓점인 동신어산(459.6m)에 발자국을 찍음으로써 낙남정맥의 종지부의 막을 내렸다.

낙남정맥 시작일자: 2010년 1월 9일
낙남정맥 종주일자: 2010년 3월 20일
낙남정맥 구간: 지리산 영신봉~김해 동신어산
구간종주: 12구간으로 약 5일 간격 산행
종주인원: 이은견(산대장), 김규대(고문),
            성재학(총무), 박상훈(홍보),
            박길영·강용구ㆍ강두영ㆍ김영수
            김호일ㆍ강종철ㆍ남두정(대원) 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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