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하루 중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직장인들 대부분의 업무가 컴퓨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다르지 않다. 과제와 인터넷 쇼핑 등 그야말로 ‘클릭’ 한 번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이 왔다.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시간은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그에 따른 질환 또한 늘어났다. 안구건조증,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손저림 등이 VDT증후군으로 나타나는 질환들이다. 병명은 낯설지만 증상은 낯익은 VDT증후군에 대해 알아보자.
의학자문_조은현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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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T 증후군이 뭐지?
직장인 김아무개(27, 덕계동) 씨는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는데 손목에 이상이 왔다”며 “손목이 얼얼해지고 경미한 떨림까지 느껴져 병원에 갔더니 ‘수근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근관증후근’은 1천명당 1~2명에게 발병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VDT(영상단말기;Visual Display Terminal)증후군에 속한 사람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문의들은 컴퓨터 앞에서 오래 작업하는 사람들이 목과 어깨가 굳은 상태에서 대개 손목과 손가락을 무리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잘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VDT증후군은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생기는 쉬운 질환이다.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 컴퓨터 주변장치를 오랜 시간 사용할 때 나타나기 쉬우며 목이 뻣뻣하거나 어깨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 외 손 저림이나 경련, 눈 피로, 불안, 만성 피로, 우울증 등도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VDT증후군에서 가장 보편적인 증상은 크게 안과, 정형외과, 심리적 증상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안과에서는 눈의 피로로 인한 시력저하, 눈의 근거리감 저하, 안압상승, 백내장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정형외과로는 손저림, 손목과 손의 통증을 유발하는 수근관증후군과 어깨와 견갑부 통증, 근육이 경직되는 상견갑압박증후군, 머리가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빠지는 거북목(일자목)증후군 등이 있다.
특히 거북목은 PC모니터를 볼 때 등이 굽고 목이 앞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며 머리의 하중이 목으로 집중돼 목뼈와 디스크의 노화를 가속화시켜 목디스크를 유발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심리적으로 식욕부진과 흉부압박감, 불안ㆍ초조함을 느끼는 신경증세도 유발한다.
조은현대병원 김남훈 부원장은 “VDT증후군은 컴퓨터 사용 시 바르지 못한 자세와 무리하게 장시간 작업을 할 때 주로 발생한다”며 “사용자에게 맞지 않는 책상이나 의자의 사용, 모니터, 키보드 등 컴퓨터 관련 장치의 질, 지나친 반복 작업 등도 VDT증후군 발생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또한 “VDT증후군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개 목과 어깨에 이상이 생기기 마련인데 통증이나 팔 저림이 심해지기도 하고 심지어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보통은 간단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로 해결이 되지만 수근관증후군을 그대로 방치해 증상이 심해져 신경마비로 이어지면 수술을 필요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잦은 게임, 휴대폰 사용도 문제
직장인이 업무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면 10대들은 휴대폰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다. 또한 PSP, 닌텐도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가 출시되면서 많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데 이것은 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통 사람의 눈은 정상적으로 15〜20초마다 한 번씩 깜박인다. 이 때 눈꺼풀에 있는 보조눈물샘 등에서 적절한 수분, 점액, 기름 성분이 흘러 나와 각막 표면에 촉촉한 눈물막이 형성된다.
그런데 게임기나 휴대폰 게임에 집중할 경우 눈의 깜박임이 자신도 모르게 1〜2분 이상 지연된다. 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배출되는 수분, 점액, 기름 등이 나오지 않아 눈물막이 깨지면서 안구건조증이 초래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눈꺼풀 위생의 악화로 눈꺼풀 염증이나 다래끼 또는 결막의 잦은 충혈이 야기될 수 있어 의식적으로 자주 눈을 깜박여줘야 한다.
양쪽 눈은 가까운 곳을 볼 때 한 곳으로 모이면서 초점을 맞추기 위해 ‘조절 작용’을 한다.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초점을 조절하는 과정에서 눈 바깥쪽 근육은 수축하고 안압은 증가한다. 조절 근육을 장기간 사용하면 망막이 뒤쪽으로 후퇴해 안구의 길이가 늘어나 근시가 유발되게 된다.
흔들리는 차량 안에서 게임을 한다면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TV 등에 비해 훨씬 작은 화면인 게임기를 집중해 들여다보는 ‘근거리 작업’은 더욱 많은 조절 근육을 사용하게 해 근시 진행 위험을 높인다. 창밖으로 햇빛과 그림자가 교차되고 게임기 화면이 흔들리는 점을 감안하면 눈의 피로도도 훨씬 높아진다.
적당한 스트레칭, 휴식 필수
VDT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바른 자세와 주기적인 스트레칭이다.
김 부원장은 “VDT증후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충분한 휴식”이라며 “1시간에 최소 15분 정도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다리를 꼬고 앉거나 한쪽 엉덩이에 지갑을 넣고 앉는 등 나쁜 자세는 골반이 틀어지고 척추가 휘어 요통을 유발할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VDT증후군은 긴장된 목과 어깨 근육을 이완시키고 척추를 정상적인 형태로 만들어 통증을 제거하는 것 외에 환자 본인의 생활 습관과 자세를 바르게 교정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모니터를 눈높이의 10~20도 정도 아래에 배치하고 모니터와 눈 사이는 80cm정도 거리를 유지해줘야 한다. 또한 허리를 곧게 펴고 목을 모니터 앞으로 내밀지 않도록 유의하며 키보드를 조작할 때는 팔이 굽는 각도가 85~90도가 되도록 책상의 높이를 맞추는 것이 좋다.
휴대용 게임기와 휴대전화사용이 잦은 사람들은 40〜50분간 게임을 한 뒤에는 10〜20분 정도 눈을 쉬도록 해야 한다. 뭉쳐진 조절 근육을 풀기 위해 먼 산 또는 먼 곳의 사물을 보거나 아예 눈을 감는 것이 좋다.
또 게임기와의 거리도 35〜50cm 정도 띄우고, 눈은 되도록 자주 깜박여 눈물샘을 자극해주면 좋다. 무엇보다 휴대용 게임기나 휴대폰으로 지나치게 게임을 하지 않아야 하며 문자를 전송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손가락이나 손목에 통증이 오거나 감각 이상이 발생하면 가능한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게임기와 휴대폰 사용을 멈추는 등 초기에 휴식을 취하면 좋아진다.
TIP.VDT증후군 예방법
● 눈의 피로
1.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번갈아 바라봐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2. 눈을 자주 깜빡거리면 안구가 건조해지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
3. 모니터는 시선보다 위로 향하게 하며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바짝 붙이고 바른 자세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매 시간마다 10분간의 휴식을 갖고 목 돌리기, 팔 돌리기, 어깨 주무르기 등을 통해 목과 어깨 근육을 풀어준다.
● 손 저림과 경련
1. 키보드 사용 시 가급적 손가락과 손목이 평행이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2. 손목을 오래 사용했다면 꼭 휴식을 취하고 손목 흔들기 운동을 하거나, 손가락 마디마디를 주물러준다.
● 허리통증
1. 의자에 앉아 작업대에 손을 얹었을 때 팔꿈치의 높이와 손의 높이가 수평을 이루도록 한다.
2. 의자에서 책상까지의 거리는 24~27㎝ 정도 떨어지는 것이 좋다.
3. 책상 밑에는 60~80㎝ 이상 공간이 있어 다리를 밑으로 넣을 수 있는 책상이 좋다. 공간이 없으면 뒤로 물러선 상태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허리가 앞으로 굽고 목이 빠질 수 있다.
* 만일 목이나 어깨 통증, 손 경련 등의 증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