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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즐거운영화보기] 워낭소리(Old Partner)..
생활

[즐거운영화보기] 워낭소리(Old Partner)

양산시민신문 기자 267호 입력 2009/02/11 11:18 수정 2009.02.11 11:25

ⓒ 양산시민신문
감독 : 이충렬
출연 : 최원균, 이삼순, 최노인의 소
등급 : 전체관람가


연출된 필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워낭소리. 초록 논에 물이 돌 듯 온기를 전하는 이야기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 삶의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 노인에겐 30년을 함께한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이지만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이다. 소는 최 노인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 들리지만 희미한 소의 워낭 소리도 귀신같이 듣고,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소에게 해가 갈까 논에 농약도 치지 않는다. 소 역시 제대로 서지도 못 하면서 최 노인이 고삐를 잡으면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나른다. 둘은 모두가 인정하는 환상의 친구다. 그러던 어느 봄, 최 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 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는다.

이 이야기는 무엇일까? 이것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전의 세대, 그러니까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세월의 순환에 따라 사라져감을 말하고 있다. 이 사라짐은 있던 것이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는 다르다.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중심에서 바깥으로 밀려나다가 결국은 경계선을 슬금슬금 넘어 사라지는 것이다.

영화는 소와 할아버지를 통해 관객에게 이를 전한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스토리이기에 영화가 끝난 후에도 워낭소리가 귓가에 맴돌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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