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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체기가 있어도 기침이 잘 안 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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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체기가 있어도 기침이 잘 안 낫는다

양산시민신문 기자 266호 입력 2009/02/03 11:33 수정 2009.02.03 11:40

ⓒ 양산시민신문
유석기
본지 한방의료자문위원
명제한의원 원장


요즘 감기가 예전보다 잘 낫지를 않는다고 한다. 특히 감기 초기 증상은 어느 정도 치료가 되었지만 기침이 안 낫는 경우가 많다. 갈수록 심해지는 공기 오염, 약물의 내성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예전과 달라진 식생활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해수(咳嗽, 기침)를 그 병인과 증상에 따라 16종으로 분류를 하고 치료법을 각각 달리 기술하고 있다. 그 중에 식적수(食積嗽)라는게 있는데 그 증상은 일반적인 감기에 동반되는 기침과 비슷하지만 밤에 특히 새벽에 심해지고 기침을 하면서 토하기도 한다. 열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귀바퀴나 엉덩이를 만져보면 차갑다.
 
체하면 복통, 두통과 함께 발열도 있어서 감기와 비슷하지만 그 차이점은 열이 나더라도 귀와 엉덩이가 차가운데서 찾을 수 있다. 예전에 할머니들이 아이가 열이 날 때 귀를 만져보아 차가우면 체한거라면서 손을 따 주곤 하였는데 한의학적인 원리가 우리 생활속에 녹아 있는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식적수의 원인은 말 그대로 식적, 즉 음식이 체한 것이다. 우리가 체했을 때 누워 있으면 답답한 증세가 더 심해지듯이 식적수도 누워 잘 때 그 증세가 심해진다.
 
요즘 아침밥은 거르거나 대충 먹고 저녁을 많이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습관이 식적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소화가 잘 안되는 튀김이나 자극적인 향신료가 들어간 패스트푸드, 찬 음료와 야식문화도 식적을 잘 만든다.
 
식적수는 평소에 밥을 잘 먹으며 살찌고 튼튼해 보이는 아이에게도 많이 보인다. 이런 아이들은 입술이 붉고 입이 큰 것이 특징이다.
 
반대로 밥도 잘 안 먹고 약해 보이는 경우도 식적수가 있는데 이 두 가지 경우의 치료법은 다르다. 비록 증세가 같더라도 사람의 생김새와 체질에 따라 처방을 달리 하는게 한의학의 특징이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식적수를 치료하려면 일반적인 기침처럼 기관지만 치료해서는 잘 낫지 않는다. 반드시 식적을 같이 치료해야 하며 더불어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병을 치료 하려면 원인에 따른 치료와 더불어 그 병이 생기게 된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식적수는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많이 볼 수 있는데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저녁에 많이 먹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다.
 
아이들 식적수를 치료하는 처방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쓴 '정다산선생 소아과 비방'이란 책에 잘 나와 있는데 다산선생의 다방면에 걸친 해박한 지식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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