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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편집국장 칼럼] 기축년 새해에 소망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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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칼럼] 기축년 새해에 소망하는 것들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09/01/06 10:15 수정 2009.02.18 11:07

새해에는 띠끌 하나 없이 맑은 하늘로 솟아오른 해처럼 내 마음속에 품은 원망과 시샘을 모두 떨쳐버릴 수 있었으면 한다.
 
나보다 나은 사람,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들에 대하여 그들이 그만큼 자리하게 된 기왕의 행운과 수고에 대해 인정하고 다만 그들이 보다 많이 소유한 것을 이웃들과 함께 하기를 비는 것으로 대신하려 한다.
 
새해에는 남에 의해서 남의 위에 선 자들이 왜 그 자리에 서게 됐는지 잘 헤아려서 기본적인 임무를 되새기고 최대한 많은 백성들이 그들의 대표에 의해 대신 만족하고 자기 몫을 지킬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얼마나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출사표를 던질 때는 땅바닥에 납작 엎드리던 그들이 막상 자리에 앉게 되면 백성의 위에 군림하려 하거나 자신의 입신양명에 치중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 대중은 실망하게 된다.
 
새해에는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나 현장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태풍에도 날아가지 않을 굳건한 노사화합의 기둥을 세워 나갔으면 한다. 역경을 이겨낸 기업은 대부분 노사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불신의 핍박과 비인간적인 대우에 분노하는 것이 그들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칼바람에 맞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더라도 서로 형편을 털어놓고 함께 의논해서 갈길을 정한다면 실낱같은 희망의 묘책이 나올 수 있다.
 
새해에는 힘들게 근대를 살아온 어르신들이 따뜻한 여생을 꾸려갈 수 있도록 복지의 여건이 제대로 만들어졌으면 한다. 많은 소외된 자들이 단지 일회성 구호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고 작으나마 일자리를 나누어 받고 어렵지만 힘들게 지켜 나감으로써 자신들이 소용되는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것이 가장 큰 삶의 의지가 될 것이리라.
 
또 장애를 안고 사는 이웃이나, 국가에 목숨을 바친 충혼들의 후손, 일시적으로 극빈의 위기에 처한 사람을 잘 안고 가야 한다. 그들이 지금은 사회에서 무언가를 제공받는 처지라 할지라도 엄연히 국민의 한사람으로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라. 내 가정, 내 인척 조금만 반경을 뻗쳐 보면 인정을 나누어야 할 소외된 이웃들이 바로 지척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새해에는 특히 공공의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미국의 새 대통령이 경제위기를 타개할 목적으로 새로운 뉴딜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의 자금을 활용한 경기부양책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우리나라도 새해 들어 사업예산의 조기 집행을 통해 서민경제를 살리고 위축된 소비심리를 끌어 올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다 보면 10년 전 IMF 사태에서와 같이 공적자금이 무분별하게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의 대표들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서 눈물섞인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자구 노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지원은 불가하다고 단호한 처방을 받았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외환위기때 투입된 공적자금이 탈법적으로 사용되고 사욕을 위한 누수현상이 발생했음을 경험한 이상,공직자들은 강한 정의감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적절한 예산 운용을 해 나가야 한다.
 
새해에는 경제 살리기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아름답고 훈훈한 공동체작업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많은 돈을 들여서 큰 건물을 짓고 화려한 공원을 조성하지 않더라도 시민들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선조들의 정신 선양사업이 과감하게 추진되고 지역 예술인들이 앞장서서 꾸려가는 진정한 향토문화 축제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불요불급한 각종 축제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아서 작지만 우리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전통의 축제를 만들어가기에는 지금의 위기가 참으로 적당한 시기이다.
 
또 한 가지 기축년 새해의 소망이 있다면 서로 싸우지 않는 것이다. 살아서 수고를 아끼지 않는 소가 죽어서도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몸을 송두리째 제공하는 것처럼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반목은 사라지고 화해와 상생의 몸짓이 계속될 것이다.
 
독자 여러분 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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