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올해 초 미국산 소의 광우병 파동으로 전국이 뒤끓었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하나 버릴 것 없이 인간에게 제공하고 가는 소야말로 유사 이래 가장 이로운 가축이 아닐 수 없다.
새해는 소의 해이다.
마침 잘 됐다. 어려운 경제여건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소처럼 우직하게 맡은 바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 한해 처음에는 그럭저럭 잘 나가다가 하반기 들어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에서 촉발된 금융대란으로 세계가 큰 경제위기 속에 빠지게 됨으로써 소비 위축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선진국이고 개발도상국이고 할 것 없이 경기 부양과 금융 안정을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2009년 예상 경제지표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시작과 함께 대ㆍ내외적으로 악재들이 잇달으면서 실물경제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부동산정책의 완화나 세제 개편을 통해 국민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사회간접자본의 조기 발주를 통해 고용을 늘리고 자금을 유통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고용의 저하다.
소비의 침체로 인해 제조업이 둔화되고 생산이 저하되면서 소득이 줄어 또다시 지갑을 닫는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많은 서비스업종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어 밀려난 자들의 창업이 여의치 못하게 될 것이다. 공기업마저 대규모 감원이 예상된다고 하니 실업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타격을 입는 곳 또한 사회적 소외계층이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계속되는 추위에 각종 시설에는 평소에 크게 못 미치는 지원으로 겨울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난세일수록 영웅이 나온다고 했다.
이 말은 태평성대는 누가 어떻게 백성을 이끌어도 큰 상관이 없으나, 어려운 환경에 봉착했을 때 위정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뜻일게다. 다시 말해서 국민의 혈세로 유지되는 국가나 정부, 작게는 지방정부가 얼마만큼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 나가느냐 하는데 따라 백성들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2009년도 양산시 예산은 무려 6천억원이 넘는다. 여기서 기본적으로 기관을 운영하는 경비 즉, 인건비와 유지비용을 제하고 나면 각종 사회복지 지원사업과 도시개발에 투자하는 예산이 성립된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비가 불요불급한 부분에 남용되지 않고 적정하게 집행되도록 감시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의회에서 예산의 편성 시기에 이미 당위성을 검토하였겠지만 전체적인 예산 항목을 다 들여다보고 세부적인 검토를 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편성된 예산이라고 생각없이 쓰도록 놔둘 수는 없다.
우리 지역의 산업구조의 특성은 중소규모의 제조업 사업체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나 중공업 등 대기업과 연결된 협력업체와 영세한 임가공업체가 많다보니 멀리서 기침만 한 번 해도 단번에 감기가 걸리는 취약한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부산과 울산이라는 대도시 사이의 베드타운 성격이 강해 노약자나 소외계층이 계속 늘어나는 사회구조가 많은 재정수요를 생산하고 있다.
2009년 기축년(己丑年) 소의 해를 맞아 시민 스스로도 건전한 가계를 운영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지방정부나 의회에서도 서민생활 안정과 지역경기 부양에 특단의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도 최소한의 구조조정을 통해 과실을 나눠먹는 자세로 고통을 분담하는 제도 개선을 해 나간다면 보다 이른 시기에 상생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다행히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2009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국제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니까 소처럼 열심히 일하면서 이웃을 돌아보는 마음을 되새기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