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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산시민신문 |
호계동에 사는 이아무개(43) 씨 가정이 그렇다. 이 씨는 현재 지체장애와 시각장애를 동시에 앓고 있는 중복장애 1급으로 앞을 전혀 보지 못하고, 스스로 일어설 수도 없다. 이 씨의 남동생 역시 지적장애(정신 연령 6세 수준)를 앓고 있는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평소 치매를 앓아 오던 아버지가 지난해 4월 뇌종양으로 수술한 뒤 올해 3월 사망했고, 현재 75세 노모가 장애를 앓고 있는 딸과 아들을 어렵게 보살피고 있다.
하지만 이 씨 가정은 국민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서 탈락했다. 재산상으로 땅 130평과 논과 밭 일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씨가 살고 있는 땅을 제외하면 야산 중턱에 있는 논과 밭은 이미 재산으로의 가치를 상실했으며, 현재 나무가 자라 산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결국 관련 행정절차를 모르는 노모가 논과 밭을 처리하지 못해 최소한의 생활비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정해진 수입이 없다 보니 건강보험료조차 제대로 못 내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을 전해 들은 (사)양산시상공업연합회(회장 우득만)는 양산시지체장애인협회(회장 김창국)의 추천을 받아 사랑의 집 고쳐주기 사업을 펼쳤다. 상공업연합회는 지난달 7일부터 21일까지 창고를 개조해 화장실과 샤워장을 만들고 온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나무보일러 대신 전기보일러를 설치했다. 또 도배와 장판 교체를 비롯해 외벽 도색과 배수로 정비까지 마쳤다.
지난달 25일 열린 준공식에서 노모는 “살아생전에 비 안 새는 집에서 살 수 있다니 꿈만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지만 노모는 기쁨도 잠시 걱정이 앞선다. 따뜻한 물로 딸과 아들을 씻길 수 있어 좋지만 보일러의 전기료를 낼 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사업을 추진해온 우득만 회장은 “우리 사회가 정작 어려운 곳은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것”이라며 이웃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