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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2년6개월 됐어요. 시부모님과 남편이 잘해줘요"
무대 위에서 서툰 한국말이지만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말하는 이들은 외국인이었다. 문화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족이 됐다. 일터에서는 동료고, 집에서는 사랑스러운 아내이자 며느리다.
웅상상공인연합회(회장 박영춘)가 이들을 위한 축제를 마련했다.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족을 위한 축제다. 12일 서창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외국인근로자 및 다문화가족 한마음축제는 그리운 고향을 뒤로 하고, 머나먼 이국땅에 와 있는 이들을 위한 자리였다.
박영춘 회장은 "다문화가정 부부는 물론 산업현장에서 땀 흘리는 외국인근로자 모두가 고향에 두고 온 가족과 친구의 그리움을 달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마련됐다. 풍물패 길놀이, 합창과 재즈공연, 비보이댄스, 국악공연 등은 보는 이들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기에 충분했다. 한국에서 사귄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이뤄 공연을 관람하는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날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외국인 노래자랑 시간. 모두 15개팀이 노래자랑에 참가해 녹록치 않은 실력을 뽐냈다. 첫 참가자로 임신 7개월째라는 장지에(중국) 씨는 "자기야 사랑해요"라는 애교스러운 말로 남편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네팔에서 앨범을 다섯 장이나 낸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고팔(네팔) 씨는 서툰 한국말로 사회자의 물음에 엉뚱한 대답을 해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생결(몽골) 씨는 "소주공단에서 일하고 있는데, 남편과 아이들은 고향에 있다"며 "보고 싶다"는 짧은 말로 절절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자기야'를 열창하며, 그리움을 달랬다. 부부로 참가한 정테이탄롱(중국) 씨의 남편 윤태영 씨는 띠동갑이 훨씬 넘는 22살의 나이 차로 남성 관객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느끼며, 사회자의 짓굳은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응원전도 뜨거웠다. 피켓과 응원문구를 준비해온 친구들의 열띤 응원은 여느 인기가수 공연 못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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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날 축제는 상보다 더 값진 것을 남겼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마음의 벽을 허무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