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 사는 젊은이들은 요즘 노는 곳이 주로 서면이나 화명신도시로 변했다. 부산대학교 주변이 각광을 받다가 지하철이 양산까지 오면서 2호선을 타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간 것이다. 화명동에 있는 한 영화관은 고객 중 상당수가 양산시민이라고 털어 놓는다. 서면에 있는 대형 백화점의 매출도 늘어났다는 얘기가 있다.
이렇듯 지하철 양산선이 개통된 이후 부산과 양산의 시민 풍속도가 많이 변하고 있다. 수년전 양산신도시가 조성될 시점부터 시민들이 학수고대해 오던 지하철시대가 시작됐지만 과연 우리 양산시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신도시의 역세권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장사가 안된다는 푸념도 나오고 있다. 부산에 소재한 일부 대학에서는 지하철 개통 이후 통학버스를 운영하지 않아 양산지역 학생들의 원성만 높아졌다고 한다.
지하철 양산선이 개통되었다고는 하나 시민들이 홀대받고 있는 상황은 엄연한 현실이다. 부산교통공단이 운영적자를 이유로 양산선 배차간격을 19분 30초로 운영함으로써 호포역에서 세 대 중 한 대만 양산까지 운행되고 있다 물론 출·퇴근 시간은 9분대로 운영하고 있지만 양산역 대합실의 유리창 천정으로 태양광이 직접 내리쬐는 더위속에 연신 부채를 흔들며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모두가 불만스럽다.
양산에 신설한 네 개의 전철역 중에서 양산역과 남양산역 두 곳만 운용하는 것은 아직 신도시 3단계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지만 오는 11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개원에 맞추어 부산대양산캠퍼스역을 개통해 달라는 요청까지 묵살하는 것은 참으로 도시철도의 공익적 의무를 도외시하는 처사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부산교통공단측이 역사 주변의 도시기반시설의 미비와 이용 승객수의 부족으로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개통 당시의 예상 승객수 판단부터 크게 잘못한 기관이 부산대병원 개원 이후의 이용객 예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공단의 존립 이념이 단순히 경제적 논리에 급급해서는 안될 것이다.
요즘처럼 국제 유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상황에서 관공서 직원 차량의 2부제 운행이나 일반인 5부제 운행 계도 등 가능하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라고 국가가 나서서 홍보하는 마당에 20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배차간격이나, 역사는 만들어 놓고 정차하지 않는 조치는 양산지역 이용자 편의를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양산이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종합의료타운의 시작을 알리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과 어린이병원의 개원을 불과 석달 앞둔 시점에 부산교통공단이 역사 운영도 못해 주겠다고 딴지를 건다는 것은 지하철을 이용해서 부산시내의 소비생활을 부추기는 역할은 환영하면서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의 이용객들의 편의는 제공할 수 없다는 이중적 논리로 밖에 볼 수 없다.
양산은 이제 더는 경남도의 변방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낙동강을 기준으로 동쪽에 위치한 부산과 울산, 그리고 양산시가 국토 동남부의 중심도시로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명제가 되어야 한다. 물류의 이동 벨트로 부산이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메디칼폴리스의 완성으로 국내 생명공학과 의료산업의 메카로 발전해 나가는 것은 주변 도시의 동반 발전을 가져다 줄 모티브가 되기에 충분하다.
부산시 동쪽의 중심에 자리한 부산대학교의 일부가 양산으로 옮겨온 것은 공생의 관계 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금정산을 서로 나누고 있는 두 지역이 장기적인 도시발전 측면에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우리 시 고위 공직자들은 특히 주변 대도시의 협조체계를 만드는데 주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의 개원 시기에 맞추어 지하철역의 개통과 배차간격 조정을 강력히 요구해 관철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