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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비 새고 바닥 꺼지는 새 아파트..
사회

비 새고 바닥 꺼지는 새 아파트

홍성현 기자 243호 입력 2008/08/12 10:25 수정 2008.08.12 09:57
주남동 ㅅ아파트, 총체적 부실시공 의혹

땜질식 보수, 무성의 답변으로 갈등 키워

신축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이후 곳곳에서 부실시공 의혹이 드러나고 있지만 해당 업체가 땜질식 하자보수만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더욱이 해당 업체는 입주민들이 정확한 원인규명을 요구하며 문제점을 지적하자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해 갈등을 키우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지난 6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주남동 ㅅ아파트.
지난 6일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지하주차장 바닥에는 앞 주에 내린 빗물이 그대로 고여 있었다. 천장에서 비가 샌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벽면에는 빗물이 배어 나와 곰팡이가 핀 흔적도 곳곳에서 발견됐다.

심지어 시멘트에서 녹아내린 석회석이 흘러나와 종유석이 맺힌 곳도 발견됐다. 비가 새다보니 업체측도 바닥 페인트칠은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지하주차장 250여곳에서 누수 흔적이 발견됐으며, 비가 오는 날에는 승강기 내부에 비가 샌다. 또 최상층 34세대 가운데 비가 새는 곳이 발견된 곳만 15세대에 이른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아파트 건물 아래 보도블록은 아예 내려앉았고, 아파트를 지탱하는 기본 축인 콘크리트 기둥은 서로 어긋난 꽈배기 모양으로 시공돼 있다. 또 각 세대의 층간 높이도 모두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공사부터 잘못된 것이다.
↑↑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주남동 ㅅ아파트. 보도블록은 내려앉았다.
ⓒ 양산시민신문

↑↑ 게다가 기둥은 어긋난 채 시공됐다.
ⓒ 양산시민신문

게다가 인테리어 설계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각 세대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는 용량이 작게 설계돼 별도로 받침대를 설치해야 하고, 주방에는 현재 판매되는 주방용 가전제품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또 욕실이나 바닥, 현관 등 마감도 부실해 불만을 사고 있다.

하지만 해당업체는 무성의한 하자보수로만 일관하고 있다. 문제점이 발견되면 실리콘으로 땜질식 보수를 하는가 하면, 아예 무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 가정은 문제점이 발견돼자 업체에서 보수해 준다며 거실과 주방 등 천장을 뜯어 놓고 20여일이 넘게 그대로 방치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할 정도다.
↑↑ 한 세대는 문제점이 발견되자 보수를 해준다며 천장을 뜯어 20여일이 넘게 방치하고 있다.
ⓒ 양산시민신문

상황이 이렇자 아파트에는 사설 인테리어업체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입주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사비를 들여 수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관리도 부실하다. 입주마감일이 지났음에도 공사에 사용했던 각종 자재 등이 복도와 지하주차장 창고에 그대로 남아있고, 분리수거 쓰레기통은 용량이 작아 쓰레기가 주차장에 쌓여 방치되고 있다.

한 주민은 “여러 아파트에서 살았지만 이런 아파트는 처음이다. 승강기에 비가 샌다니 사고라도 날까 불안해서 살겠나”라며 “시공에서 관리까지 총체적인 부실 덩어리”라고 지적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업체측에 문제점에 대한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무성의한 답변서만 돌아왔다.

업체측은 답변서에서 “귀측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고, 적법성이 없다”고 전제하며, 불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거론도 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8일 시청 해당부서를 방문해 행정적 조치를 요구했지만 시는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업체측에 민원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은 수차례 발송했지만 행정적으로 강제성을 가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사비를 털어 정밀구조진단을 의뢰하고 변호사를 선임해 업체를 상대로 법적투쟁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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