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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회원 윤경숙
독서치료를 접하며 알게 된 말, ‘상처 입은 내면아이’는 내게 양철북의 오스카처럼 스스로 성장을 거부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아이의 이미지로 떠오른다.
‘관계의 재구성’ 저자에 따르면, 누구나 마음 속에는 성장을 멈추고 얼음땡이 된 채 멈춰서 우는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있고, 마음시계가 바로 그 자리에 멈춰 있기에, 아무리 똑똑하고 성숙한 사람이라도 어떤 특정 부분에서는 유독 예민해져서 고집을 부리고 심지어 공격적이 된단다.
4년째 독서치료모임에 참가하면서 내린 결론은, 익숙하지 않아서 더더욱 힘겹겠지만 내면아이를 내 아이로 입양해서 그의 상처를 껴안고 위로해줘 다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노릇을 하며 도와야겠다는 것이다. 이것만이 내가 돌부리를 피해 둘러갈 수 있고, 마침내는 다른 길로 갈수 있는 것임을, 평생 자유롭고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길임을 거듭 깨닫곤 한다.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님의 책 <관계의 재구성>은 가장 중요한 ‘세상 속의 나를 읽는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삶에서 부딪치는 12가지 관계 방정식을 45개의 영화를 통해서 풀어주고 있다.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스타워즈, 해리포터, 혈의 누, 신세기 에반겔리온을 접목한 2장이다. 또, 부부관계를 ‘하나가 되고픈 환상과 나를 지키려는 본능사이의 진자운동의 연속’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심각하게, 수퍼맨과 스파이더맨과는 달리 배트맨은 자신의 초능력을 포기한 적이 없는 까닭을 말한 대목과 피터팬과 웬디의 변화상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웃으며 고갤 주억거렸다.
이야기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에만 중점을 두고 봤던 영화들을, 인간관계와 무의식에 연결해 새롭게 풀이해주는 저자의 내공과 시각에 정말이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우리가 영화에 공감하고 감동받는 이유는 자신의 내면 성장과 발달 욕구를 보편적인 사람들의 성장코드를 다룬 영화 안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이 내상을 입고 성장을 멈춘 것도 관계 때문이고, 다시 움직여 성장을 재개할 동력을 얻는 것도 관계를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가 관계의 방정식이 적힌 세상이라는 칠판 앞에 자신 있게 다가서 풀어보고, 일그러진 관계의 틀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는 방법과 용기를 주기를 소망한다고 한다.
그의 재미있고 치밀한 해설과 따스한 격려에 감사를 보내면서 다른 분들께도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