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진 편집국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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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촌마을 주민들은 최근 화제리에 소재한 두 개의 레미콘회사에 드나드는 대형 차량들과 한바탕 대결을 펼쳤다. 골재를 싣고 다니는 대형 덤프트럭들이 난폭운전으로 보행자를 위협하고 적재물을 낙하함으로써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고령의 주민들이 길을 가로막고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고 대책위가 구성돼 회사측과 협상에 나섰다.
처음에는 회사 소속의 차량이 아니라는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했던 회사측 관계자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는 출입차량에 대한 안전운전 교육을 강화하고 도로에 경고표지판을 부착하는 등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나섰다.
가촌리에는 옛 군부대 터를 중심으로 시립도서관과 국민체육센터가 건립 중이고 마을 뒤쪽으로 주공 임대아파트가 조성될 계획이다. 따라서 이 곳은 앞으로 수많은 건설관련 차량이 출입하게 될 형편이지만 마을 앞 도로의 안전대책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아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당국자는 이 도로가 지방도로서 관리주체가 경상남도청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말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아무리 지방도라 할지라도 엄연히 우리 시 관내에 있는 도로이고,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것이라면 관할청에 건의해서 대책을 종용해야 한다. 국도라도 시가지를 지나갈 때는 보행자 시설이나 안전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지 않은가.
가촌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도로는 노폭이 불과 10m가 될까 말까 해 대형 차량 두 대가 교행할 때면 길가에 서 있는 사람이 빨려 들어가는 걸 느낄 정도로 불안한 곳이다. 이런데다가 범어 방향에서 오는 차들이 커브로 인해 잘 보이지 않아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약자들이 갑자기 나타난 대형 차량의 경적 소리에 깜짝 놀라 멈춰 서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한다.
레미콘 회사에 출입하는 덤프트럭이나 건설현장의 대형 차량들은 새벽시간부터 운행하기 시작한다. 이때는 거리에 보행자가 거의 없어 과속과 신호위반등 난폭운전을 일삼기 마련인데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주민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참으로 우려되는 바 크다.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에 접어 들었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원동이나 밀양 등지로 피서를 떠나는 차량들이 이 도로를 이용하곤 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어곡동을 거쳐 배내골로 가는 도로가 개통되고, 밀양으로도 고속도로가 연결됨으로 해서 실제로 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현저히 줄긴 했지만 아직도 통행차량이 만만치 않다.
현재 우리 시 관내 도로들 중에서 인도가 협소하거나 아예 설치되어 있지 않아 보행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현상을 보이는 곳이 산재해 있다.
늘 지적되고 있는 국도7호선 웅상지역 간선도로는 우회도로가 개설돼야만 어느 정도 위험요인이 줄어들 정도이다. 지금도 명동에서 서창으로 연결되는 구간에는 인도가 없어 보행자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는 국도35호 선의 동면 가산, 금산, 석산마을 주민들의 교통사고 피해가 사회문제가 된 적도 있다. 주민들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른 아침에 경운기를 운전하다가 과속차량과 충돌하거나 비좁은 갓길을 걷다가 차량에 충돌한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났던 곳이다.
어떠한 도로도 자동차전용도로가 아닌 다음에는 보행자를 위한 안전시설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 이 점은 법령의 규정이나 차량의 안전운행 수칙과 관계없이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통과도로의 역할을 하는 국도나 산업도로에서와는 달리 마을이나 시가지를 관통하는 도로에는 주민의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운전자의 운전행태를 개선하고 표지판을 정비하기에 앞서 도로의 구조상 문제로 인한 원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 시에서는 가장 먼저 이 곳에 안전한 인도와 건널목을 확보하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