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저도 이젠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최근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최대의 음반매장회사가 폐점하면서 음반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지역 일간지의 기사에 의하면 2000년 개장한 이 업체는 한때 월 매출이 3억원에 육박하는 등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음악시장의 여건 변화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음반시장의 붕괴는 이미 예견돼 왔다. 음반판매시장의 최대 수요자인 청소년들 사이에 인터넷과 MP3의 확산으로 음반산업이 음원의 이용산업으로 대체되면서 가격파괴현상에 이어 폐점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창작예술 행위이다. 음악을 통한 태교나 정신질환의 치유, 피로의 해소 등 인체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활력을 돋우는 매체로서 음악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그와 함께 음악을 창조하는 예술가들의 작품활동도 저작권보호라는 조치를 통해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과 더불어 무분별한 음원 도용과 전파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아직도 지적 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한 음악가의 처절한 고통의 산물일 수도 있는 하나의 음악이 완성돼 세상에 나오면 일반대중의 기호와 맞물려 자연발생적인 상호 호흡을 해 나가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초 생산자인 음악가의 창조적 노력에 대한 보상이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젊은이들 사이에 만연되어 있는 저작권 무시 현상은 창조적인 예술행위의 발전을 가로막는 결과가 될 수도 있어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락그룹 비틀즈가 해체된지 수십년이 흘렀지만 당시 주요 곡의 제작에 참여했던 폴 매카트니가 지금도 매년 벌어들이는 저작권 수입이 수십억 달러가 넘는다는 얘기를 남의 나라 것으로 흘려서는 안 된다.
대형 음반 판매점의 폐점 소식을 들으며, 젊은 시절 고향에서 보내 오는 학자금과 용돈을 아껴 모은 돈으로 음반 한 장 사들고 즐거워 하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
류춘수 (독자, 상북면 석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