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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청소년이행복한사회] 얘들아, 무슨 생각하며 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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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행복한사회] 얘들아, 무슨 생각하며 사니?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8/05/06 17:39 수정 2008.05.08 05:33

 
↑↑ 노옥숙
양산시청소년종합지원센터 상담원
ⓒ 양산시민신문 
며칠 전 학교에서 상담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이 “우리 딸을 비롯해서 요새 아이들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요, 도통 알 수가 없어요” 라며 책을 추천해 달라하셨다.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생각을 잘 모르겠어서 책으로라도 공부하고 싶다는 것이다. 오죽 답답하면 저러실까 싶은 절절한 마음이 전해오는 순간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궁금한 것은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로 다른 생각을 찾아가다 보면 그 깊이에는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세상을 향한 시각인 가치관, 청소년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관은 문화의 일부이며 문화는 사회화를 통하여 학습되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가치관을 형성하고 세대 간 혹은 세대 내에서 갈등을 겪는 일련의 과정은 사회환경 및 사회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가치관은 행동을 결정짓게 되고 나아가 미래와 연결이 되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하겠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최근 ‘한국 청소년 가치관 조사연구’를 위해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학생 6천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0.4%가 “다시 태어나면 다른 나라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답했다. 그리고 청소년 3명 중 1명은 성장 후 자녀를 가질 경우 자녀를 외국에서 키우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나라가 위급할 때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답변은 38.7%에 불과했고, “나라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0.3%에 그쳤다. 정치나 언론 등 우리 사회의 공적 영역에 대해서도 매우 냉소적인 태도를 드러냈는데, “국회의원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경우는 8.9%에 그쳤고, 대통령에 대한 신뢰 정도는 22.6%에 불과했다.

압도적인 사교육 우세 현상 속에 학교 수업보다 학원 강의를 더 선호한다는 청소년도 51.4%나 됐다. 전체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100점 만점에 41점에 머물렀다.

청소년의 가치관과 관련된 또 다른 조사, 일본 청소년연구소가 2007년 10월부터 한 달 동안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의 고교생 각 1천여명에게 설문조사를 해 발표한 ‘고교생 소비의식 실태’이다.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은 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의 고교생이 미국, 일본, 중국의 고교생보다 부자를 훨씬 존경하고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금전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부자가 존경받는다, 돈으로 권력을 살 수 있다 그리고 결혼상대로 부자가 좋다고 대답한 비율이 다른 나라 청소년들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선 어떤 수단을 써도 괜찮다는 설문에서도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조사결과가 청소년에게 국한되는 걸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요컨대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어른들의 세계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과 같이 기성세대의 문제가 연장하여 청소년세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아이들에게 이렇게 저렇게 살아야한다는 충고대신에, 어른인 내 삶의 모습들, 아이들에게 그 생각과 느낌을 들려주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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