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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편집국장 칼럼] 살기 좋은 도시의 공무원..
오피니언

[편집국장 칼럼] 살기 좋은 도시의 공무원

박성진 기자 park55@ysnews.co.kr 입력 2008/04/29 11:05 수정 2008.05.27 10:23

최근 양산시와 관련된 소식 중 두드러진 것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살기 좋은 곳 3위권으로 평가됐다는 발표다.

행정안전부에서 지방행정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지역별 일곱 가지 생활서비스 실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 양산시가 교육과 복지, 주거, 문화 등의 분야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아 전국의 3위권에 들게 됐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경남 도내에서는 1위에 해당한다니 더욱 고무적이다.

또 하나는 공무원의 부조리 신고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조례를 제정한다는 것이다.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확보하여 시민들의 신뢰를 획득하겠다는 취지를 바탕으로 한 이 조례안은 공직자가 금품이나 향응을 받거나, 시의 재정에 손실을 끼친 행위, 또는 알선과 청탁 행위를 할 경우 공무원부조리신고센터에 신고하면 최고 2천만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양산시는 지난해 국가청렴위원회에서 실시한 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전국 기관별 청렴도 평균치에 한참 못미치는 평가를 받아 도내에서도 하위권에 머무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소속 공무원을 상대로 부패통제제도의 실효성, 부패관련 조직문화, 인사ㆍ예산 집행 분야의 청렴도를 측정한 내부업무 청렴도에서도 낮은 평가를 받아 문제점을 드러냈다.
 
내가 사는 고장이 전국의 도시 가운데서 여러 가지 생활서비스를 제대로 시행하는 우수한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은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아닌게 아니라 시는 기업정책과 문화, 예술분야 뿐 아니라 교육, 의료와 관련해서도 많은 행정력을 집중해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당사자인 시민들의 반응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예산의 규모가 5천억을 넘어서 계속 증가추세인 우리 시에서 중요하게 추진되고 있는 예산사업 중에는 도시의 외형적, 가시적 성과를 앞세운 나머지 보다 세심하게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기업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해 왔을 때 법 규정을 내세워 전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중견 기업들이 양산을 떠나려고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문화, 예술 활동의 지원에 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최근 들어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단위 축제들이 많아지고 기존의 삽량문화축전도 확대 재생산되어 규모가 훨씬 커졌지만 과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애향심을 공유하는 기회가 증대되었는지 확신하기 어렵고,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이 긍지를 갖고 문화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는지 의구심이 간다.
 
21세기를 사는 시민들은 과거처럼 관 주도형 행사나 전시효과적 사업에 많은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온 도시를 숲의 도시로 만들어 청정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도 좋지만 좁은 인도를 막고 빽빽이 가로수를 심거나, 대형 콘크리트 화분을 설치해 보행을 어렵게 하는 등 지나친 추진은 오히려 반발을 불러 일으킨다.

시에서 사회복지 부문에 큰 비중을 두고 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진정 필요한 부분에 예산이 수립되고 있는지, 선심성 행사 지원에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내부청렴도 부문의 평가가 낮았던 이유는 공무원 스스로가 불필요하고 공정하지 못한 예산집행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던 것도 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기관 청렴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조리 신고 보상제도'의 시행도 중요하지만 위정자들이 앞장서 투명한 인사관리와 재정운용의 원칙을 준수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위직 공무원들이 윗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있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유연한 지휘체계를 만들고 '시민이 상전'이라는 평범한 지방자치의 이념을 실천해 나간다면 살기 좋은 도시 전국 1위에 오르는 날이 멀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
 
시민에 의해 선출된 지방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공직자들도 시민을 위한 '서비스 맨'이 되어야 함은 현대사회에서의 공직 개념으로 정립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군림(君臨)의 자세에서 위민봉사(爲民奉仕) 자세로 전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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