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빛과소금] 지성적 욕구의 목마름..
오피니언

[빛과소금] 지성적 욕구의 목마름

양산시민신문 기자 227호 입력 2008/04/28 19:02 수정 2008.04.28 06:52
.

남 보기에 행복해 보이던 부인이 가출을 했다. 명문대를 나와 큰 회사의 중역으로 있는 남편과 멋지게 성장한 자녀들, 너른 집과 자동차 등 부러울 것이 없는 흔히 말하는 ‘등 따시고 배부른 집안’이었기에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부인에게는 결혼과 육아 등 정신없는 시간이 지나고 인생의 중년이 찾아 왔을 때 고독을 느낀 것이다.

남부러울 것이 없는 외적인 조건을 다 갖추고 살지만 군중속의 고독이랄까? 홍수 속에 마실 물이 없어서일까? 그렇게 외롭고 고독할 수가 없었다. 퇴근해서 꿀먹은 벙어리처럼 말이 없는 남편이 원망스럽고 야속하게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연애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흔한 “사랑 한다”느니 “보고 싶다”느니, 하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항상 꽃 대신에 삼겹살, 케이크 대신에 수박이나 과일뿐이었다.

여자는 귀로 산다는데 살갑게 대화를 한다거나 호젓한 호수나 바닷가를 함께 거닌 적도, 가로등 불빛 아래 꽃내음 가득한 오솔길을 단 둘이서 산책해 본 추억도 없다. 그래서 벚꽃 피는 길을 따라 먼 길을 소리도 없이 나섰던 것이다.

인간에게는 식욕과 성욕, 그리고 소유욕(명예욕) 뿐만 아니라 지성적 욕구가 있다. 이 시대의 가장 목마름은 지성적 욕구가 아닌가 싶다.


강진상 목사 평산교회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