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관련된 속담이 몇 가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다. 이 속담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속담을 모르는 이들도 있는 것 같다. 문제가 있어야만 뒤늦게 행동에 나서는 답답한 일처리를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봐왔다. 양산나들목은 지난 2005년 현재 위치로 이전·개통될 당시부터 삭막한 주변 환경과 보행자는 물론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구조로 논란을 빚어왔다. 다행히 개통이후 큰 사고나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보행자와 운전자를 위협하는 불안요소는 여전히 곳곳에 잠재해 있다. 이에 본지는 보행자 특히, 양산나들목과 인접한 아래소토마을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합리한 도로구조를 개선하라며 끊임없이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사건이 터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소와 관련된 또 다른 속담이 있다. ‘쇠귀에 경 읽기’이다. 양산나들목에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는 관련 공공기관들은 말 그대로 ‘소 귀’를 가지고 있다. ‘위험하다’고 얌전히 타이를 때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 미루며 ‘모르쇠’로 일관했다.한국도로공사는 시와 협의 중이라는 말로 즉답을 피했지만 시에 확인한 결과 협의는 없었다고 했다. 또 시는 양산나들목 일대 도로의 관리권은 한국도로공사에 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다 참다 못 한 주민들이 전화를 하고 언론이 본격적으로 나서 일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그때서야 부랴부랴 현장파악에 들어갔다. 경찰서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마을 특성을 고려해 신호등 보행시간을 늘렸고, 시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던 불법사설광고판을 철거 했으며, 한국도로공사는 건널목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주민들과 현 방음벽을 걷어내고 투명방음벽 재설치를 두고 협의 중이다.마지막으로 ‘쇠뿔도 단 김에 빼라’라는 속담도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투명방음벽 재설치는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산나들목 주변 교통안전시설물 설치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다. 문제가 제기되고 손을 댄 김에 속 시원히 해결했으면 한다. 시민들의 안전을 외면한 채 예산타령만 하다 또 다시 사업이 흐지부지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