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양산시민신문

[한자이야기]無(없을 무) 盡(다할 진) 藏(감출 장)..
사회

[한자이야기]無(없을 무) 盡(다할 진) 藏(감출 장)

양산시민신문 기자 입력 2005/03/10 00:00 수정 2005.03.10 00:00

'무진장' 눈이 왔다. 와우! 태어나고 그렇게 많이 내리는 눈을 본 건 처음이었다. 물론 그렇게 쌓인 눈을 본 것도 처음이고. 하긴 102년만의 폭설이었다니 말이다.

'무진장'이란 양적·질적으로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전라도에 덕유산을 끼고 무주, 진안, 장수라는 데가 있다.

세 지역은 '무진장' 높기도 하거니와 '무진장' 낙후되어 있기도 했단다.(그동안 지역차별 정책이 있었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실 것이다.) 요샌, 무주 리조트라는게 있어서 무주는 좀 낫대나 어쨌다나…….

그런데 무주, 진안, 장수엔 겨울이면 눈이 '무진장' 내린단다.
그러니 스키장도 생겼겠지만 하도 엄청나게 내리니까 무주, 진안, 장수의 첫 글자를 따서 '무진장'이란 말이 생기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불교에서는 덕이 광대하여 다함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고 한다. '무진'은 말 그대로 다함이 없다는 뜻이고, '장'은 창고이니 직역하면 '다함이 없는 창고'란 뜻이 된다.

'무진'은 또한 잘 융화되어 서로 방해함이 없는 상태를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단다. 유마경의 해석에 따르면 '무진장'은 '빈곤한 중생을 돕고, 이롭게 한다'는 뜻이기도 하단다.

이번 폭설로 여러 가지 일이 생긴 모양이다. 여고생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눈 구경을 하다 19층에서 떨어지고, 그것도 눈 때문에 생긴 일이지만 50m 높이에서 떨어졌어도 바닥에 쌓인 눈 때문에 별로 다친데 없이 살아났다니 그 여학생에겐 이번 '눈사태'가 병주고 약주고 한 걸까?

온 세상이 백설기가 된 듯 아름답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일요일이 친정어머니 칠순 잔치가 있어서 걱정이 많기도 했다.

각설하고 '무진장' 내린 눈 때문에 피해도 '무진장' 하다고 한다. 영남에서만 피해액수가 150억이 넘는다니 말이다. 정부에서는 세금 낼 것도 연기해 주고 한다지만 이럴 때 이웃의 온정만큼 따뜻한게 있으랴 싶다.

정부야 당연히 할 것을 하겠지만 내주위의 아픔을 살펴보고 돌보는 마음들이 더욱 절실한 때 인 것 같다.

- 중부동 매곡서당 -

저작권자 © 양산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