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일 제5회 동시지방선거를 맞아 각 시장후보들은 후보등록과 함께 선관위에 대표공약을 제출했다. 중앙선관위 정당정보시스템(http://party.nec.go.kr)에 제출된 각 시장후보들의 주요공약은 재원과 이행시기, 방법 등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도록 되어 있다. 본지는 이러한 후보자들의 공약과 유권자에게 발송된 책자형선거공보에 나와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각 후보자들의 정책 방향을 비교해봤다. ⓒ 양산시민신문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최대 화두는 ‘부패척결’이다. 양산지역은 역대 민선시장이 모두 비리에 연루돼 임기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는 불행한 역사를 반복해왔다. 신흥개발도시로 각종 이권사업이 많은 지역 특성이 토착비리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각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부패척결’을 우선공약으로 강조하고 ‘청렴성ㆍ투명성’을 내세우는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 나동연 후보는 ‘깨끗한 시장, 반듯한 시장’이라는 구호로 일체의 이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민간이 참여하는 ‘시정자문기구’를 만들어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정병문 후보 역시 ‘시민소통100인 위원회’와 ‘시민참여예산제 도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부패에 대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무소속 주철주 후보는 아예 ‘4년 단임’을 내걸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퇴임 후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는 시장이 되겠다며 재선을 위해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무소속 김일권 후보는 부패 문제와 관련, 선거운동부터 다른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고비용의 선거문화가 결국 부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소속 이철민 후보 역시 토착비리의 근원부터 뽑겠다며 부패척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후보는 투명한 인사위원회 운영, 각종 관급 계약 투명성 제고 등을 약속하고 있으며, 선거운동과정에서 이미 각 후보들에게 재산내역공개를 제안한 바 있다.
나동연 힘있는 여당 후보, 발전 주도
나 후보는 집권여당 후보로 ‘큰 일꾼론’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굵직한 지역개발공약이 눈에 띈다.
나 후보는 구도심과 웅상지역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국지도60호선 조기 개통, 공장용지 단가 인하 등 경제 분야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복지분야에서는 65세 이상 틀니ㆍ건강보험료 무상 지원, 독거노인 긴급구호시스템, 장애인자립일터 확대ㆍ보급, 노인회관과 장애인회관을 통합한 종합복지관 건립 등을 약속했다. 또한 교육분야에서 2개교 이상 고등학교 명문고 육성, 장학금 지급 확대, 서울 기숙회관 건립, 중ㆍ고등학교 남녀공학 재편 등을 대표공약으로 손꼽았다.
문화분야에서는 예총산하기관이 입주할 수 있는 문화공간 확보, 야외공연장 건립, 지역축제 특화 등이다.
하지만 각 사업별로 필요한 소요예산에 대한 산출근거를 찾기 힘들고, 사업 시작 시점은 나와 있지만 사업 완료시점이 명확하지 않다.
정병문 야권단일정책 승부수
정 후보는 야권단일화를 통해 민주ㆍ민주노동ㆍ국민참여 야3당이 함께 마련한 공동정책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사회적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3천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오는 12월까지 사회적기업지원센터를 설립, 100억원을 목표로 일자리창출형 지원기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소모성ㆍ전시성행정으로 인한 재정지출을 줄여 교육ㆍ복지예산을 전체예산의 5%인 300억원으로 확충하겠다는 약속도 눈에 띈다. 이렇게 마련된 예산은 야3당의 공통정책인 무상급식과 관련, 오는 2001년 상반기까지 초등학교 전면실시를 목표로 92억7천만원을 지원하고, 국ㆍ공립 중학교, 사립중학교 순으로 오는 2013년까지 59여억원을 추가로 투입, 무상급식을 전체 학교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취학 전 아동 무상의료를 위해 69억원, 75세 이상 틀니 무료 지원 43여억원 등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의 공약은 일단 구체성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재원조달방식에서 전시성ㆍ소모성 예산 감소분만을 가지고 열거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지 여부가 실현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철주 4년 단임시장론 강조
주 후보는 4년 단임을 통해 욕심 없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점을 내세우며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역에서 논의되고 있는 거의 모든 사업들이 나열되거나 양산시가 추진 중인 사업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된다. 또한 구체적인 재원조달방안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이 없다.
우선 교육분야에서는 교육예산 5% 확충을 통한 교육기반조성, 민ㆍ관ㆍ산ㆍ학 협력 ‘방과후학교협의체’ 구성, 민ㆍ관합동 안전도시위원회 운영 등이 주요 공약이다. 이러한 공약은 실현가능성보다 구성 이후 실질적인 운영방안에 대한 입장이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이밖에 시청 제2청사 건립, 양산일자리센터 설립, 산업단지 집단화ㆍ규격화 시행, 양산시민공원 조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김일권 준비된 서민일꾼
김 후보는 8년간의 시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의 표심에 다가선다는 입장이다.
고교 친환경 무상급식, 맞벌이 부부를 위한 영유아 무상보육ㆍ직장보육시설 확충ㆍ아파트형 공장테크노파크 조성, 양산~부산 경북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등이 대표적인 공약이다.
고교 친환경 무상급식과 관련, 지역 내 농가를 활용한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를 강조하고 있고, 산단 조성의 어려움을 아파트형 공장을 통해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대안은 공업용지난을 겪고 있는 양산의 실정을 현실적으로 반영한 공약이어서 실현 여부에 관심이 높다.
또한 인구 유입을 통한 지역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부산~양산 간 고속도로 요금 무료화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눈에 띈다. 영유아 보육시설 확충과 관련, 직장보육시설의 경우 지역업체와의 협의가 우선되어야 하며, 영세업체가 많은 양산지역 특수성이 감안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민 똑독한 양산, 당당한 시민
이 후보는 미래지향적인 일꾼이 양산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미래 양산을 준비하기 위해서 도시기본계획을 전면 혁신하고, 도로교통체계를 개선해 도시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부산대 자연대ㆍ공대를 유치해 물금신도시의 성공을 앞당기겠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도 동서균형발전을 위한 웅상 경전철 도입, 실수요자 중심의 공영개발방식으로 평당 100만원 이하 공업용지 공급 등을 약속하고 있다.
문화ㆍ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양산TTS(travel trade show)’를 추진해 종합적인 관광 인프라를 구축,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눈에 띈다. 또한 교육분야에서 시립학원 운영을 통해 시민들에게 수업료 50%(저소득층 100%)를 지원한다는 계획은 실현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한 관련 법규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산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