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싼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3일부터 실시된 한나라당 공천후보자 접수에서 양산지역은 모두 8명의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해 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10월 28일 실시되는 양산 재선거에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김양수 전 의원,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장권 전 도의원, 이상대 부산외대 겸임교수, 박상준 해운청소년수련원 이사장, 김용구 전 국회사무차장, 김현성 전 영산대 법과대학 헌법교수 등 8명이 공천후보 접수를 마쳤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다.
박 대표는 공천 접수가 완료되자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7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 대표는 대표직 사퇴와 관련 “그동안 청와대 개편과 정부개편이 있었고 우리 여당도 여기서 변화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정치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대표는 “양산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개인적 동기”라며 “양산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대표직을 그만두고 양산에서 전력을 다 바치고 심판을 받는 것이 옳겠다”고 말해 재선거에 대한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오는 9일 시청 기자실에서 공식 출마기자회견을 가지고, 다음날인 10일 사무실 개소식을 가지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러한 박 대표의 출마 선언과 사퇴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대표직을 가지고 재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박 대표가 공천 심사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대표직을 사퇴한 것을 두고 이미 공천과 관련해 당 내부의 교감을 마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과 공정한 공천을 주장해 온 다른 신청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의 복당과 공천 신청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유 연구원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반발해 친박계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총선 이후 탈당 경력으로 복당이 허용되지 않은 상태였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공천 신청을 앞두고 유 연구원의 복당을 전격 허용했다. 유 연구원의 무소속 출마가 여권이 분열되는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하지만 공천 결과에 따라 유 연구원의 무소속 출마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유 연구원 역시 공천 결과에 승복하겠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이번 재선거에서 양산지역 출신이 공천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여전히 앞세우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공천신청자 8명에 대해 오는 8일부터 후보자 면접을 시작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후보 검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심위는 면접과 여론조사 이후 오는 15일께 1차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공천 심사에서 탈락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 여권이 분열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공천서약 등의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야권의 대응 전략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과 친노세력은 이번 재선거에서 연대 원칙을 밝히며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을 후보로 내세우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송 전 비서관은 민주당 복당을 준비하면서 복당이 이루어지는 대로 예비후보로 등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후보 공천을 마무리하면 민주노동당 등 야권 세력 간의 단일 후보 논의도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