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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민신문

양산 떠나는 기업들 속사정은?..
경제

양산 떠나는 기업들 속사정은?

이현희 기자 newslee@ysnews.co.kr 295호 입력 2009/09/01 16:45 수정 2009.09.01 04:55



양산을 떠나는 중견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알짜기업'으로 불리는 중견기업들이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양산을 떠나거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시는 '기업하기 제일 좋은 도시'를 표방하며 각종 기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기업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묘책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 양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준비 중인 기업들에게서 그 속사정을 들어보았다.

'양산'이라는 도시브랜드

신기동에 위치했던 A사는 지난해 8월 부산 해운대구 센텀지구로 본사와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첨단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부산으로 이전한 A사는 사명까지 변경하고 양산지역보다 훨씬 높은 지가의 센텀지구에 아파트형공장을 설립, 첨단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A사가 지난 2007년 이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양산의 '도시브랜드'였다. 첨단의료기기의 특성상 해외바이어들이 생산공장을 방문하는 일이 잦은데 양산에서는 바이어들의 숙소조차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한 '부산'이라는 대도시의 브랜드 이미지가 '첨단'이라는 이미지와 어울려 상승효과를 거들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해명은 웅상지역 분동 문제에서도 비슷한 맥락을 보인 바 있다. 웅상지역 분동 이전 '읍'으로 불리던 시절 분동에 찬성 입장을 밝혔던 기업인들은 '웅상읍'이 '시골'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양산이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 '통도사'가 대표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시골'이 아니냐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을 계획하고 있는 중견기업인들은 '양산'의 도시브랜드가 보다 품격 있는 이미지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효율적인 경영환경 '걸림돌'

양산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온 생활권의 불일치는 기업인들에게 더욱 절실히 와닿는다. 소주동에 위치한 자동차시트히터 전문생산업체인 B사는 지난해부터 부산 기장군 장안산업단지에 생산공장을 이전하기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독일 자동차부품기업과 협약을 맺고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 회사가 양산을 떠나게 되는 이유로 손꼽은 것은 기업 활동과 관련한 법무, 세무, 행정체계가 일원화되지 않아 경영 환경이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양산은 행정구역상 경남에 포함되어 있지만 세무행정은 부산, 법무행정은 울산으로 관할 구역이 달라 '원스톱 기업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인근 장안산업단지로 이전을 계획 중인 양산지역 기업은 B사 외에도 서너 곳에 이른다. '부산'이라는 도시브랜드와 새로운 경영지원 환경을 기대하는 기업인들이 양산을 떠나 부산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땜질 아닌 근본처방 필요
 
양산시가 우호적인 기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공업용지의 확충이다. 양산시는 상북면과 웅상지역 일대에 대규모 공업용지를 조성할 수 있는 시가화예정용지를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고, 현재 사업이 추진 중인 산막산단을 통해 부족한 공업용지난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분양이 시작된 산막산단 역시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로 상북면 일대 시가화예정용지 역시 활용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양산시는 그동안 공업용지 확충이 기업 환경 개선의 최우선 과제로 받아들였지만 정작 부산에서 양산으로 이전했다 부산으로 다시 재이전하는 중견기업들은 '싼 부지'가 아닌 성장에 필요한 기업 환경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지원정책을 새롭게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양산시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등록된 공장 수는 1천4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100명 이상 고용기업은 72곳에 불과하다. 50명 이상 고용기업도 103곳에 그쳐 대부분 50명 미만의 영세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양'에서 '질'로 지역 내 기업 유치를 전환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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