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관문을 넘어라!”
오는 10월 28일 실시될 예정인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의 후보자 선정과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공천을 희망하는 예비후보자들 간의 기선 잡기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본선보다 예선이 더욱 치열하다는 한나라당은 공천희망자만 7~8명에 이르고 있어 이번 재선거에서 지역정가의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7일 재·보궐선거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31일 후보자 공천 신청 공고를 냈다. 공고에 따르면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공천 희망자 신청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는 것. 이 과정에서 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공천 여부이다.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공천후보자 공모를
시작한 31일 박 대표는 양산시 선관위에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일단 한나라당 공천심사위는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심사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웠다. 이같은 입장은 원칙론이긴 하지만 박 대표의 출마와 맞물려 미묘한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공천 기준으로 당선 가능성을 내세우면서 후보자들은 공천 경쟁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우선 박희태 대표측은 지금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 결과 후보적합도와 본선 경쟁력 등에서 박 대표가 뒤쳐진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박 대표가 오히려 앞서고 있다는 한 여론조사기관의 결과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은 이러한 박 대표의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김양수 전 의원측도 ‘몸값 올리기’를 위해 출마를 강행하고 있다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박 대표가 공천을 받을 경우 김 전 의원이 주요 공기업이나 차기를 보장받고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는 것이 소문의 주요 내용이다. 김 전 의원 측은 이러한 소문이 억측이라며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소문이 점점 확산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밖에 한나라당 공천 경쟁에 뛰어든 다른 후보들은 지역 연고와 전문성, 중앙당과의 관계 등을 역설하며 유권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공천심사위가 당선 가능성을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 지지도와 인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한편 한나라당이 후보자 난립 현상을 보이며 공천 결과를 어느 후보도 장담할 수 없는 안개 속에 빠져 있는 가운데 야권은 인물 부족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국민 여론과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등으로 ‘해볼 만한 싸움’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해볼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 야권의 고민이다.
민주당의 경우 친노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겠다는 원칙만 확인했을 뿐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공식적인 논의는 잠정중단된 상태. 하지만 송인배 전 청와대 행정관이 최근 민주당으로 복당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당 역시 후보 결정 과정을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미 야권단일화 원칙을 천명한 민주노동당 역시 민주당과 친노세력의 후보자 협의 이후 단일화를 위한 연대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