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무서운 고양이 때문에 불안해 하던 쥐들이 살기 위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 고양이가 오는 것을 알리자는 생각을 냈지만 정작 생각을 낸 쥐도, 이 생각에 동의한 쥐도 선뜻 자기가 방울을 달겠다고 자원하지 않았다는 우화. 요즘 양산시를 보면 절로 이 우화가 떠오른다. 지난 4월 양산시는 국과장급 이상 간부공무원을 대상으로 50억원 이상 신규사업 57건을 발굴하고, 이번에는 50억원 이상 신규 사업을 모두 311건 발굴해 새로운 사업을 통해 양산 발전을 앞당기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취임 초부터 국도비 확보에 행정력을 모두 기울이겠다는 오근섭 시장의 의지를 반영된 것이다. 신규사업이 쏟아지면서 양산시는 실현가능한 사업과 그렇지 못한 사업을 분류하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국도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급기관의 방침에 적당한 사업을 찾아 2~3년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양산시는 시의회와 시민들을 상대로 목소리를 높여 왔다.문제는 발굴한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새로운 사업이 몇몇 특정부서에 몰리는 경우가 생기면서 해당 부서는 볼멘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지금 규정에 나와 있는 업무만 해도 벅찬 데 새로운 업무까지 추가되면 어쩌냐는 것이다. 기획부서가 사업추진 부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부서는 자신의 업무 영역이 아니라며 고개짓을 보내고 있다. 이쯤 되면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자고 했느냐'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냥 고양이에 쫓겨 살면 되지 방울을 달자는 쓸데없는 말을 꺼내 분란을 일으키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살기 좋은 양산을 만들기 위해, 고양이 걱정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안한 내용이 정작 실천할 사람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맡게 된 사업이 잘 진행되리라는 기대도 하기 어렵다. 준비가 잘 된 사업도 진행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데 억지로 시작한 일이 좋은 성과를 거두겠냐는 것이다. 우화가 현실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