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효암학원이 학교 담장을 철거하고 학교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했다. 사진은 담장 철거 전(왼쪽)과 후(오른쪽) 모습. [효암학원 제공] |
학교법인 효암학원이 21일 효암고등학교과 개운중학교를 둘러싼 학교 담장을 철거하고 개방형 펜스를 설치해 시민과 호흡하는 학교 공간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학교 복합화 시설’ 위한 첫걸음으로, 효암학원은 도심 속 문화 거점 학교가 되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높이 5m, 길이 200m에 달하는 학교 담장은 일대 미관을 훼손하고 폐쇄적인 학교 공간을 상징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도로변 소음 등으로부터 학생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지해 왔다. 그러다 최근 국도7호선 우회도로가 개통하면서 교통량 분산으로 차량 소음 문제가 다소 해소되자 학교 주변 돌담길과 녹지가 풍부한 교정을 시민과 공유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
이강식 효암고 교장은 “전통적인 학교 공간 단절성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최종적으로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학교 복합화 시설’로 학교를 탈바꿈시킬 계획”이라며 “사업 취지에 공감한 박인 경남도의원이 담장 등 시설 정비를 위한 예산을 지원해, 학교 복합화 시설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담장 철거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효암고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돼 학교 복합화 시설 조성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노후화한 학교 시설을 미래형 학교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으로, 전통적인 학교 공간 개념에서 벗어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효암고는 지난 3월 방치됐던 학교 안 사각지대 공간을 활용해 계단식 데크를 설치, 학생들이 버스킹과 쉼터로 활용할 수 있는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 또, 중앙 현관에 있는 교장실과 행정실, 교무실을 외곽으로 배치하고, 이 공간을 학생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동시에 학교 유휴공간에 학생과 시민이 함께하는 복합화센터 조성도 준비 중이다. 평소에는 학생들 특별활동실로 활용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지역민이 상담과 예술, 공예, 독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나누는 ‘마을학교’ 기능을 더하자는 취지다.
이 교장은 “공간이 분리되면 사람도 분리될 수밖에 없다”며 “변화된 공간 속에서 학생과 주민이 상호 콘텐츠를 주고받는다면 자연스럽게 ‘마을학교’ 개념이 생겨 나 문화소통 중심센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