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4일 김아무개 군은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에 따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기 위해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편도 제거는 9세 이하 어린이 환자가 가장 많이 받는 수술로 알려져 있다.
수술을 시작한 김 군은 담당 의사가 말한 수술 예정 시간에서 1시간을 훌쩍 지난 2시간 13분 뒤에야 수술실에서 나왔다. 김 군 가족에 따르면 당시 의료진은 김 군의 경우 다소 특이한 경우로 환부에 출혈이 있었지만, 수술과 지혈 모두 잘 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 |
↑↑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전경. |
ⓒ 양산시민신문 |
병원에서는 수술 후 이틀이 지난 6일 퇴원을 권했다. 김 군 가족은 김 군이 음식은 물론 약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입원 연장을 원했지만, 병원은 가까운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으라며 김 군을 퇴원시켰다.
퇴원 다음 날 김 군이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자 가족은 집 근처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해당 이비인후과에서 “수술 상태가 심하고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니까 종합병원 입원 치료가 좋겠다”고 권유했다. 김 군 가족은 결국 인근 종합병원에 김 군을 입원시켰다.
10월 9일. 입원 이틀째 새벽 무렵 김 군은 기침하다 피를 토했다. 이후 의식을 잃었다. 심정지가 발생했다. 김 군은 3분 만에 도착한 119 응급차를 타고 양산부산대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양산부산대병원은 도착 6분가량을 남겨두고 김 군 수용(치료)을 거부했다.
김 군은 이 과정에서 30분 이상 시간을 허비했고, 결국 부산에 있는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대학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지 못한 김 군은 뇌사 판정을 받았다. 결국, 5개월 뒤인 지난 3월 11일 숨졌다.
김 군 아버지는 “(양산부산대)병원은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를 갖춘 권역응급의료센터인데도 이유조차 밝히지 않고 환자 이송을 거부했다”며 분개했다.
김 군 가족은 양산부산대병원이 최초 수술 과정에서 재마취를 한 사실이 수술기록지에서 빠진 부분도 지적했다. 가족들은 “수술 도중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재마취를 한 사실을 담당 의사와의 면담 중에 듣게 됐다”며 심지어 재마취 사실이 최초 발급한 수술기록지에는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수술 직후 출혈이 있었는데, 이 내용 역시 수술기록지에는 없었다. 담당 의사 상담 이후 수술기록지에 해당 내용을 추가했다는 게 가족들 주장이다.
![]() |
↑↑ 김 군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등 의료사고 방지 법안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
ⓒ 양산시민신문 |
수술 후 아이 상태가 나빴음에도 다른 조처 없이 퇴원시킨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군 가족은 만약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좀 더 경과를 지켜봤더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어려운 수술도 아니고, 이비인후과에서 가장 간단하다는 편도 제거 수술을 하고 어떻게 아이가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당시 수술실 집도한 의사 A 씨 등은 양산부산대병원을 떠난 상태다. 집도의 A 씨는 다른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다른 의사들 역시 부산에 있는 부산대병원 본원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김 군 사망에 대해 양산부산대병원은 “현재 관련해서 소송이 진행 중이라 우리도 어떤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군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의료사고 소송 중인 의료인의 의료업 종사 금지 등을 담은 의료법 개정 ▶24시간 내 의무기록지 작성 법제화 ▶의료사고 수사 전담부서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