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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서는 두 명의 국회의원을 뽑았다. 보수와 진보 각 1명씩 사이좋게(?) 배지를 달게 됐다. 이들은 천 개의 마음 가운데 다수를 얻는 데는 성공했다.
갑 선거구 윤영석 당선자(55, 미래통합)는 이번 승리로 3선 국회의원이 됐다. 3선 의원은 흔히 ‘중진 의원’이라 부른다. ‘중진’(重鎭)은 한자 그대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3선이면 법안과 예산 심사의 핵심 역할을 하는 각종 위원회에서 ‘장’(長)을 맡을 수 있다. 정당 내부에서도 최고위원이나 당 대표, 원내대표에 도전할 수 있는 ‘거물’이다.
그렇게 거물이 된 윤 당선자는 앞선 두 번의 선거 때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늘 열세라고 분석해온 물금지역의 젊은 표심마저 훔치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예상을 깬 압승이다.
김두관 당선자는 당선 전부터 ‘거물’ 취급받는 인물이다. 이미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남도지사를 역임한 현역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비록 국회의원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장관과 도지사, 그리고 대통령 선거에 도전했던 이력은 그를 중진 이상 반열에 올려놓았다.
거물급 정치인이지만 김 당선자의 이번 선거는 어려움이 많았다. 총선에 처음 도전하는 상대 후보를 1천523표 차로 간신히 눌렀다. 상대가 시의원과 시장을 지낸 지역 정치판 맹주라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거물급’에 어울리지 않는 힘든 싸움을 펼쳤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압승한 윤 당선자나 예상 밖 접전을 펼친 김 당선자 모두에게 같은 ‘경고’를 보냈다.
윤 당선자는 지역 유권자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자신의 동료들은 그러지 못했다. 미래통합당은 ‘위성 정당’이라는 꼼수까지 부렸지만 300개 배지 가운데 103개를 가지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것도 자신들의 텃밭인 영남을 빼면 사실상 괴멸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유례없는 의석(180석, 꼼수 포함)을 가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 때문에 윤 당선자는 미래통합당이 버림받은 이유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미래통합당이 민심을 따르지 않을 경우, 윤 당선자에게도 유권자들은 무섭게 회초리를 들 것이다.
김 당선자도 마찬가지다. 김 당선자는 사전투표가 아니었으면 금배지 주인공이 될 수 없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80석이라는 거대한 권력을 손에 쥐게 됐다. 문제는 이런 거대 권력의 사용이 민심과 조금이라도 결을 달리한다면, 김 당선자에게 다음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철새’라는 비판을 이겨내기 위해서 더욱 지역을 위한 정치인이 돼야 한다. 굴러온 돌이 지역에 뿌리를 굳건히 내려야 한다. 행여 엉뚱한(?) 욕심으로 지역 민심 돌보기를 소홀히 한다면 자신은 물론 자신의 지역 동료들에게도 ‘내일’은 없다.
늘 그래왔듯 이번 총선에서도 유권자들은 절묘한 결과를 만들었다. 이는 정치권에 보내는 경고다. 무거운 배지를 가슴에 품은 두 당선자는 이런 경고를 잘 헤아려야 한다. 4년은 생각보다 짧으니까.